"좋은 시절 다 갔네" 월街 트레이더, 보수 하락세

머니투데이 김경원 기자 2010.11.04 13:12
글자크기

금융개혁법안 통과로 트레이딩 위축, "바젤3 적용되면 하락세 지속"

'고액 보너스'로 명성을 날리던 월가 트레이더(거래중개인)들의 보수가 주식 거래 수입 감소로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4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상품거래 중심인 골드만삭스의 보수지급액은 9개월만에 최초로 평균 26% 삭감됐다. 올해 들어 트레이딩 수입이 평균 12% 줄었기 때문이다.

트레이더들의 보수 삭감은 골드만삭스에 그치지 않는다. 트레이딩의 비중이 큰 투자은행들의 보수는 세계 8대 은행보다 더 큰 폭으로 삭감됐다. 1분기 이래로 세계 8대 은행의 직원당 평균보수가 0.8% 감소한 반면, 골드만삭스 등 트레이딩 중심의 6개 은행은 11% 하락했다.



이들의 보수는 앞으로도 감소 추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미 컨설팅업체 존슨 어소시에이츠의 보고서는 트레이더들의 고정 수입이 올해 30%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합병 자문가들과 상업은행 직원들의 보수는 소폭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자산운용가들 역시 15% 이상 증가한 보수를 받게 될 전망이다.

존슨 어소시에이츠의 앨런 존슨 대표는 "투자은행의 보수는 우리가 3~6개월 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적다"며 "위험을 감수하거나 더 많은 자산을 투입하지 않는 한 새로운 규제 환경에서 더 많은 돈을 벌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월가 금융기관의 핵심이었던 트레이더들의 보수가 감소하는 것은 금융위기 이후 도입된 규제 때문이다. 민주당의 크리스토퍼 도드 상원 은행위원장 바니 프랭크 하원금유위원장이 발의한 금융개혁법안(도드 프랭크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면서 트레이딩 부서의 위상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 법은 자기매매나 장외파생상품 거래와 같은 잠재적으로 위험한 투자행위를 제한하기 때문이다. 골드만 삭스는 이 법에 저촉되지 않기 위해 기존 대규모 트레이딩 부서의 해체를 검토하기도 했다.

이주 초 스탠다드앤푸어스 애널리스트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도드 프랭크 법안으로 인해 올해 골드만삭스의 세전 소득은 18~21% 감소할 전망이다.


게다가 바젤 3 규제가 도입되면서 은행들은 트레이딩이나 위험 대출에 비례해 더 많은 자본을 축적해야 한다. 브래드 힌츠 스탠포드 번스타인 애널리스트는 "바젤 3는 2013년부터 적용되기 때문에 트레이더들은 장기간 수익성 및 보수에서의 변화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바젤3 규제가 시행되면 주요 투자은행의 트레이딩 조직들은 과거와 같은 마진을 기록하기가 매우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