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파트너 스텀프 회장 전격 방한

더벨 박준식 기자 2010.11.03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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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W 모기업 회장..막판 협상 주목

더벨|이 기사는 11월03일(10:34)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오스트리아 스텀프그룹의 오너인 조지 스텀프(Georg Stumpf) 회장이 현대건설 인수전 참여와 관련해 오는 4일 전격 방한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스텀프그룹은 현대그룹과 컨소시엄을 이루기로 한 전략적 투자자(SI) M+W의 모기업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스텀프 회장의 방한은 현대그룹과 M+W 사이의 컨소시엄 구성 협상을 구체화하기 위한 계획의 일환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는 컨소시엄 사실을 지난 10월 초 언론 등을 통해 공식화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협업 조건을 만들어내지 못한 상태다.

스텀프 회장의 방한은 현대그룹 측이 강하게 요청해 성사됐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현대그룹과 스텀프그룹은 이번 인수전의 공동 참여를 위해 자문사들과 함께 조건을 협상해 왔지만 진전이 더뎠다. 스텀프그룹이 컨소시엄 참여에 대한 대가로 당초 현대그룹의 예상보다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면서 협상이 속도를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M+W는 현대그룹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조건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현대건설 경영권을 보장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사회 2명 이상의 참여나 현대엔지니어링 경영권 등을 원하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현대그룹 측은 부족한 자금력 만회를 위해 M+W를 끌어들였지만 경영권을 내어줄 수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M+W가 투자할 수 있는 자금이 전체 인수예상금액(4조원 이상)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미한 5000억원 수준이라는 걸 감안하면 이들의 요구는 무리하다는 판단이다.

M+W도 현대그룹 측에 불만을 내비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그룹이 컨소시엄 구성을 위한 세부조건을 합의하지 않은 상황에서 예상보다 일찍 자신들의 참여를 공론화하면서 한국 내 스텀프그룹에 대한 정서가 왜곡됐다는 입장이다. 스텀프나 M+W가 기업사냥꾼의 이미지로 인식되게 한 책임이 현대그룹 측에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 때문인지 스텀프그룹은 최근 라자드와 법무법인 율촌 등을 현대건설 인수를 위한 금융 및 법률 자문사로 선정하고 독자적으로 거래를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 한국내 스텀프그룹의 이미지 개선을 위한 홍보를 위해 대행사를 고용하는 등 몇 가지 액션플랜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스텀프 회장의 방한은 현대그룹과 마지막 협상을 벌이고 내용에 진전이 있을 경우 공식적인 행사를 열어 이미지를 쇄신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현대그룹은 일단 스텀프 회장을 협상 테이블 앞으로 끌어내는 것에 성공했지만 논의가 실패할 경우를 대비해 다양한 차선책을 준비하고 있다. 먼저 자문사인 도이치증권과 맥쿼리증권 등을 통해 제 2의 전략적 투자자(SI)를 물색 중이다. 현재 미국계 SI 참여가 어렵다는 결론을 내리고 M+W 같이 사업 시너지가 있는 다른 유럽계 투자자를 찾고 있다.

현대그룹은 외부 투자자 유치 실패를 염두에 두고 이를 보완할 자금조달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현대상선이 지난 2일 5000억 원 규모의 54일물 초단기 기업어음(CP)을 발행한 것은 SI 확보 실패를 대비한 자금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인수전의 본 입찰이 10일(영업일 기준) 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라 필요한 자금조달 증빙 마련을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셈이다.

이번 딜의 관계자는 "스텀프 회장은 게르만 시장의 VIP급 인물로 그의 방한 일정이 출입국 관리소 등을 통해 확인되고 있다"며 "그의 방한이 현대그룹의 전략적 열세를 만회할 카드가 될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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