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인도 기준금리 전격 인상 왜?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10.11.02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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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호주 6개월만에 4.5%→4.75%, 인도 6.00%→6.25%

호주·인도 기준금리 전격 인상 왜?


호주와 인도가 2일 각각 기준금리를 전격 인상했다. 3일 예상되는 미국의 대규모 양적완화에 대비한 선제적 긴축 방안으로 풀이된다. 또한 지난달 중국의 금리 인상으로 촉발된 신흥시장으로의 자금유입에 따른 인플레이션 차단의 목적도 지닌다.

◇핫머니보다 인플레 걱정= 호주 중앙은행(RBA)은 1일물 금리목표치를 기존 4.5%에서 4.75%로 0.25%포인트 상향조정했다. 6개월만의 금리 인상으로, 동결을 예상한 시장 기대를 벗어난 깜짝 조치다.



인도 중앙은행(RBI)도 이날 기준금리(환매금리)를 기존 6.00%에서 6.25%로, 역환매 금리는 5.00%에서 5.25%로 각각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는 올 들어 6번째 인상으로 시장의 금리인상 전망에 부합하는 결과다.

현재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 시장이 사실상의 제로 금리를 유지하는 만큼 신흥시장의 금리인상은 리스크가 적지 않다. 그럼에도 인도와 호주의 통화당국이 금리 인상을 단행한 것은 핫머니가 유입되더라도 인플레 가능성을 차단하는 것이 더 시급한 과제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호주 스코틀랜드왕립은행의 키어런 다비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글렌 스티븐스 RBA 총재가 2006~2007년과 비슷한 상황을 우려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RBA는 금리를 동결했지만 그 뒤 1년간 인플레가 증폭되며 물가가 4.5% 치솟았다.

인도 역시 인플레 압력 탓에 올 들어 5번 금리를 꾸준히 올렸다. 역환매 금리의 경우 지난 3월과 4월에 차례로 오른 데 이어 7월에 두 차례 올라 4.45%로, 9월에 한 차례 인상돼 5.00%를 기록했다. 이번에 다시 0.25%포인트 인상한 것이다.

◇금리 ‘슈퍼위크’? 호주 달러 ‘패리티’ 강세 =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2~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일본은행(BOJ)은 4~5일 통화정책회의를 각각 연다. 영국 영란은행은 4일, 곧이어 유럽중앙은행(ECB)도 잇따라 금리를 결정한다.


블룸버그통신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지난 2008년 10월 첫 주 이후 세계 각국의 기준금리 결정이 이만큼 집중된 시기가 없었다고 전했다. 이 같은 금리 결정의 '슈퍼 위크'를 맞아 호주와 인도가 선제적인 금리 인상을 단행한 것이다.

잇단 금리인상의 배경에 중국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19일 단행된 중국의 금리인상은 견조한 경제 성장세에 대한 중국 정부의 자신감을 반영한다. 이에 따라 신흥시장에 대한 선진권의 자본 유입이 가속돼 주변국들의 금리인상 등 유동성 통제를 위한 출구전략을 촉진할 것으로 예견됐다.

실제로 광물자원이 풍부한 호주는 중국 수요에 힘입어 광업이 급성장, 내년에도 지속적으로 외화가 유입될 전망이다. 호주는 광업 부문의 팽창세에 따라 기준금리를 다시 추가 조정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기준금리 인상 소식에 호주달러는 강세를 나타냈다. 시드니 현지시간 오후 현재 1호주달러 당 99.79센트를 기록, 재차 '달러 패리티'에 근접했다.
인도 루피화의 가치도 상승, 달러 대비 루피 환율은 전날보다 0.26% 떨어진(루피 강세) 44.36루피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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