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양가 싸다" 일반분양 수요자 몰릴 듯
"저도 그렇지만 초기에는 혼자 자취하는 공무원이 많을 겁니다. 맞벌이하거나 중·고생 자녀 있는 사람들은 서울 강남에서 강북으로 옮기는 것도 어려운데 세종시까지 함께 내려가긴 쉽지 않죠." (국토해양부 소속 6급 공무원 B씨)
"정부가 설마 세종신도시를 유령도시로 만들겠습니까. 처음엔 주저해도 결국 다 내려오겠죠. 첫마을 아파트 분양가가 3.3㎡당 600만원대면 시세차익도 기대할 수 있겠는데요." (대전시 거주 예비 청약자 A씨)
하지만 세종시 아파트의 청약 결과를 단순히 점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전체 공급물량의 70%가 세종시 이전 부처 공무원에게 특별 배정되지만 가족과 함께 초기 이주를 희망하는 공무원이 많지 않아서다.
하지만 세종시 조성 초기에는 이주를 희망하는 공무원이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최근 세종시 이전 대상 부처 공무원 501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35.4%가 '혼자 이주하겠다', 15.8%가 '배우자 등 가족 1명만 함께 가겠다'고 밝혔다. 이전 대상 공무원의 절반 이상이 혼자 자취하거나 배우자만 데려가고 나머지 가족들과 떨어져 살겠다고 답한 것이다.
이처럼 세종시 이주 희망자가 적은 이유는 조성 초기에 교육·편의·문화시설 등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아서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현재 거주중인 수도권 주택 처분이 어려운데다 정부가 구체적인 이주대책을 내놓지 않은 것도 공무원들의 '나홀로 세종시 이주'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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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 소속 한 7급 공무원은 "부동산 경기가 갑자기 좋아지지 않는 한 1년 내에 제값에 집을 팔 가능성이 희박하다"며 "세종시 이주 때문에 어쩔 수없이 처분하거나 새로 분양받는 주택의 양도소득세, 취·등록세 감면, 이사비 지원 등을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식경제부의 한 공무원은 "민간 건설사들이 집 안 짓겠다고 난리인데 당초 계획보다는 좀 늦어지지 않겠냐"며 "나중에 세제혜택 등 다양한 조치가 나오면 미리 분양받은 사람만 손해"라고 말했다.
세종시에 외고(2011년) 과학고(2012년) 예술고(2013년) 국제고 또는 외국인학교(2013년) 등 국내 최고 수준의 교육환경이 갖춰진다는 점에 기대를 거는 공무원들도 있다. 국토부 한 5급 공무원은 "수도권에 집이 없거나 자녀가 어린 동료 중에는 아파트 분양일정을 확인하는 등 일찌감치 세종시로 옮기려고 준비하는 사람이 꽤 많다"고 전했다.
↑지난달 29일 문을 연 세종시 첫마을 '퍼스트프라임' 모델하우스에 수천명의 방문객이 몰렸다. ⓒLH
세종시 첫마을 '퍼스트프라임'의 분양가는 3.3㎡당 평균 639만원. 이는 3.3㎡당 500만원대 중반인 연기군 조치원읍 일대 아파트보다는 높지만 3.3㎡당 1000만원을 호가하는 대전정부청사 일대 둔산동보다는 훨씬 낮다. 세종시에서 차로 10분 거리인 대전 유성구 노은지구(800만원대), 대전 외곽 도안신도시(850만원대)보다도 3.3㎡당 100만∼200만원 싸다.
김규정 부동산114 본부장은 "청약저축·예금 가입자면 지역 제한없이 누구나 청약가능한데다 임대수요가 탄탄해 관심을 갖는 투자자들이 많다"며 "민간업체들이 땅값 인하를 요구하며 착공을 미루고 있어 예상보다 많은 수요자들이 공공분양으로 몰릴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