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학위요? 모바일검색 세계도전 위해 접었죠"

머니투데이 김성지 기자 2010.11.01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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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App스타]9월 으뜸앱 '버즈니 영화가이드' 개발자 남상협 버즈니 대표

↑ '버즈니 영화가이드' 개발한 남상협 버즈니 대표 ⓒ이명근 기자 qwe123@↑ '버즈니 영화가이드' 개발한 남상협 버즈니 대표 ⓒ이명근 기자 qwe123@


"검색기술은 세계 최고라고 자부합니다. 이 기술을 바탕으로 영화뿐 아니라 맛집, 여행, 도서 등 다양한 분야에 도전해 세계적인 모바일 포털서비스를 만들고 싶습니다."
 
'대한민국 모바일앱 어워드 '9월 으뜸앱'을 수상한 '버즈니 영화가이드'를 개발한 남상협 버즈니 대표(29)는 세계시장을 향해 당당히 걸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남 대표의 자신감이 무모하게만 여겨지지 않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는 2008년 포스텍 석·박사통합과정 재학시절, 동료들과 팀을 꾸려 미국 표준기술연구소가 주최하는 세계검색콘퍼런스(TREC)에 도전한 적이 있다. 이 대회에서 그는 세계적인 명문대학팀들을 제치고 당당히 1위를 차지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의견검색으로 승부를 걸었습니다. 일반 키워드 검색에는 한계가 있고 필요한 정보와 동떨어진 내용도 너무 많죠.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는 주로 경험자들의 의견에 담겨 있다는 점에 착안했죠."
 
당시 개발한 검색엔진이 바로 블로그나 게시판 등에 올라온 다양한 의견을 찾고 분석하는 이른바 '의견 검색엔진'인 '버즈니'다. 실제 필요한 정보에 가장 근접한 의견을 검색하기 위해 글의 핵심단어 및 단어의 앞뒤 문맥까지 분석할 수 있는 '알고리듬'을 개발, 적용했다는 게 남 대표의 설명이다.
 
"주관적인 글에서 필요한 정보를 찾아내다보니 다른 검색엔진에 비해 필요한 경우의 수가 훨씬 많습니다. 개발 당시에는 국어사전을 옆에 끼고 문법까지 공부하며 작업을 하느라 고생 좀 했죠."
 
남 대표는 의견 검색엔진 '버즈니'를 활용할 첫번째 분야로 영화를 주목했다. 영화는 사람들의 평가와 리뷰에 따라 흥행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버즈니 영화가이드'다. 이 앱은 기본적인 영화정보 제공뿐 아니라 다양한 영화평과 리뷰를 연기, 배우, 스토리 등으로 분류해 보여준다. 심지어 긍정과 부정의 정도를 수치로 나타내준다.
 
지금은 '버즈니 영화가이드'가 호평을 받으면서 회사도 나름대로 기틀을 다졌다. 그러나 앞날이 보장된 박사과정을 포기하고 기술력 하나만 믿고 덜컥 창업한 2008년을 떠올리면 그는 지금도 가슴이 먹먹하다고 했다. 웹서비스 방식으로 시작한 '버즈니 영화가이드'에 대한 반응이 신통치 않아 회사가 자금난에 시달려야 했다는 것.
 
"좋은 제품만 개발하면 되는 줄 알았죠.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마케팅이 필요한지도 몰랐습니다. 창업자금도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사무실에서 자면서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곤 했어요."
 
좌절의 늪으로 빨려들어가려는 순간, 국내외 스마트폰 열풍이 몰아치기 시작했다. '기회다' 싶은 생각에 남 대표는 웹서비스를 과감히 포기하고 모바일앱으로 승부를 걸기로 작정했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모바일앱으로 새로 탄생한 '버즈니 영화가이드'는 올해 SK텔레콤이 주최한 공모전에서 입상할 정도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지난 6월 '버즈니 영화가이드'를 안드로이드마켓과 T스토어에 등록한 지 4개월 만에 다운로드수 15만회를 넘어섰다. 영화에 관심있는 스마트폰 사용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버즈니 영화가이드'는 이제 영화매니아의 필수앱으로 자리매김했다. 조만간 '아이폰'용 앱도 나올 예정이어서 '버즈니 영화가이드' 애용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남 대표에게 '버즈니' 시리즈는 이제 시작일 뿐이다. 영화가이드 성공을 밑거름으로 조만간 '맛집가이드'도 내놓을 예정이다. 여행, 독서, 정보기술(IT)기기 등도 그가 준비중인 분야다.
 
"이제 시작입니다. 모바일검색하면 '버즈니'가 떠오를 정도로 세계적인 모바일검색서비스를 만들 작정입니다"라는 남 대표의 말이 왠지 허언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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