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심부름 덕분에 개발한 앱 "대박났네"

머니투데이 정현수 기자 2010.10.04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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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App스타]8월 으뜸앱 '열린약국찾기' 개발자 조경식씨

↑ '열린약국찾기'를 개발한 조경식씨 ⓒ이명근 기자 qwe123@↑ '열린약국찾기'를 개발한 조경식씨 ⓒ이명근 기자 qwe123@


 "아버지의 주말 심부름이 결국 애플리케이션 개발로까지 이어졌습니다."
 
조경식씨(31·사진)는 주말마다 약국에 자주 들르곤 했다. 아버지의 약 심부름을 위해서였다. 하지만 주말에 약국이 문을 열지 않아 허탕을 치는 경우도 많았다. 마침 올해 초부터 안드로이드 개발에 관심을 둬온 터라 그는 주말에 문을 여는 약국에 대한 정보를 담은 앱을 개발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렇게해서 탄생한 것이 스마트폰용 '열린약국찾기' 애플리케이션(앱)이다.
 
'열린약국찾기'는 말 그대로 '문을 연 약국'을 찾아주는 앱이다. 약사회 서버에 접속한 약국이 '열린 약국'으로 나타나는 방식이다. 사용자의 위치정보를 활용해 가까운 약국을 찾아주는 기능뿐 아니라 검색된 약국에 전화걸기도 가능하다.
 
지금까지 이와 비슷한 기능을 가진 서비스가 없어 사용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지난 6월 출시 이후 3개월 동안 40만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특히 수시로 앱을 실행하는 '액티브 사용자'도 30만명 정도로 상당히 많다. 문을 연 약국을 급하게 찾아야 하는 수요가 많다보니 자연스럽게 사용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조씨는 "안드로이드 개발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 차원에서 시작한 개발이었기 때문에 이 정도의 호응은 예상하지 못했다"며 "무료로 운영되다보니 사용자들이 더 많이 관심을 가지는 거 같은데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사실 조씨는 전문개발자 출신이 아니다. 조씨의 본업은 온라인게임 기획이다. 현재 올엠이라는 온라인게임 개발사에서 근무한다. 올엠은 넥슨에서 서비스 중인 '루니아전기'를 개발한 업체다. 조씨는 2004년 올엠에 입사했다. 올해로 입사 7년째를 맞는 중견 게임기획자다.
 
앱 개발도 취미 차원에서 시작했다. 국내에서도 스마트폰 열풍이 시작되면서 안드로이드 개발에 관심을 가졌고, 결국 앱 개발로 이어졌다. 처녀작이 사용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이끌어내 자신감을 얻을 법하지만 마냥 기뻐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본업이 따로 있다보니 업데이트를 자주 하지 못하는 등 사용자들에게 미안한 마음에서다.
 
다행히 회사와 관계는 '윈윈'하고 있다. '열린약국찾기'가 안드로이드마켓에서 인기를 끌자 올엠에서 해당 앱을 '아이폰'에서도 출시한 것이다. 회사에서 먼저 제안했고 '아이폰' 버전 개발역량이 없었던 조씨도 흔쾌히 수락했다. 자유로운 분위기로 알려진 올엠에서 조씨의 취미생활이 또하나의 성과가 된 셈이다.
 
이처럼 예상치 못한 성공을 거뒀지만 조씨에게는 여전히 숙제가 있다. '열린약국찾기'의 정확도를 더욱 높이는 작업이다. 우선 약사들의 활발한 참여가 급선무다. 이를 위해 약사회와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아울러 누락된 약국을 신고하는 기능도 도입했다.
 
조씨는 "정확도가 떨어지면 결국 사용자들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관련 데이터베이스(DB)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며 "약사회와도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약사들의 참여를 강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 개발환경이 좀더 편리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있다. 똑같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적용했다 하더라도 국내 단말기의 경우 문자기능 등이 상이해 개발에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해외단말기의 경우 이같은 문제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아쉬움은 더욱 컸다.
 
조씨는 "개인개발자 입장에서는 모든 단말기를 다 살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개발 과정에서 난관에 부딪쳤다"며 "더욱이 단말기 제조업체에서 관련 정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아 개인개발자로서는 부담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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