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가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무엇일까. 완벽한 공정성을 위해 모든 이해관계에 대해 공개적으로 토론하는 행동과 효율적인 시스템 유지를 위해 소수의 이해관계를 희생하는 행동 사이의 긴장을 이 연구는 잘 보여준다. 즉, 복수의 서로 상충되는 이해관계가 지니는 본질적인 문제를 제시한다. 따라서 공정성의 문제는 사실상 사회나 조직 내 정치·권력·갈등관계의 눈으로 들여다보아야 함을 지적한다. 다시 말해서 모든 이해관계자가 바라는 바를 모두 충족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공정성, 효율성, 조화는 상호배타적이어서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것인가. "함께 갈 수는 없는 것일까"라는 질문이 뒤따르게 된다.
어떻게 하면 공정성과 효율성 그리고 사회의 조화를 이룰 수 있을까. 단순히 현상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는 대증요법적인 접근보다 좀더 근본적인 질문, 즉 우리는 왜 공정성을 바라며 어떻게 판단하는지에 관한 질문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인간은 왜 공정성을 추구하는가. 여러 이론이 제시된다. 수단적 모델에 따르면 사람들은 자신의 의견을 반영하는 절차가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공정성을 추구한다고 본다. 조직을 연구하는 우리나라 학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이론인 그룹가치모형에 따르면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자긍심을 갖고자 하는 인간의 본질적인 욕구는 자신이 속한 집단에서 공정한 대우를 받는다는 인식을 통해 충족된다고 본다. 도덕가치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공정성을 통해 인간으로서 존엄성과 가치를 존중받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여러 이론을 기반으로 공정하면서도 효율적이며 조화를 이루는 사회 혹은 조직을 만들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 보도록 하자.
둘째, 자원배분의 결과만이 아닌 과정상 인간으로서, 사회구성원으로서 정당한 대우를 받는다는 인식을 하도록 해야 한다.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기본권리를 보장하고 사회구성원으로서 자부심을 갖도록 만드는 방안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제도를 만들거나 행동할 때 사람들이 공정성을 판단할 때 쓰는 기준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면 노력과 능력에 비해 얼마나 적절한 보상을 받았는지를 따져묻는 분배공정성, 분배와 관련된 절차나 제도가 공정하게 이뤄졌는지를 따지는 절차공정성, 의사결정 과정에서 자신이 얼마나 인간적으로 대우받았는지를 따져묻는 상호작용 공정성, 그리고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받았는지를 고려하는 정보공정성 등을 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