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외부신용평가 의존도 줄인다

더벨 김현동 기자 2010.10.27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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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젤Ⅱ 표준방법·유동화익스포저, 내부등급법 유도

더벨|이 기사는 10월22일(10:03)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신용평가회사에 대한 글로벌 규제 강화로 인해, 국내 신평사의 적격 외부신용평가기관(ECAI) 업무가 유명무실해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금융감독 당국은 금융회사 자체의 리스크 평가 능력 제고를 적극 유도할 계획이다.



금융안정위원회(FSB)는 지난 20일 열린 서울총회에서 정책당국과 금융회사의 신평사 신용등급에 대한 의존도를 축소하기 위한 원칙을 승인했다.

각국은 법률이나 규정에서 신평사의 신용등급을 활용하는 경우 이를 대체하거나 폐지하고, 금융회사의 자체적인 신용평가를 촉진키로 했다.



◇ FSB "신평사 등급 대체·폐지"..ECAI 역할축소 불가피

국내 은행의 경우 신바젤협약(이하 '바젤Ⅱ') 표준방법과 유동화익스포저에 대한 위험가중치 산정방식에 변화가 예상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 건전성 감독과 관련해 신평사에 대한 의존도 축소는 바젤Ⅱ의 표준방법과 유동화익스포저에 대한 듀딜리전스(due diligence) 문제"라며 "FSB에서 나온 원칙을 어떻게 적용할 지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표준방법'이란 바젤Ⅱ에서 BIS비율을 산출할 때, 적격 외부신용평가기관(ECAI)의 신용등급을 이용해 위험가중자산을 산출하는 것을 말한다. ECAI(External Credit Assessment Institution)란 신용평가사 중 바젤위원회가 제시한 기준을 충족하는 기관으로, 국내에서는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한신정평가 등 3개 기관이 ECAI로 지정돼 있다.

감독당국은 신평사에 대한 의존도 축소 차원에서 ECAI가 산정하는 신용등급을 이용하는 은행에 대해 내부등급법을 쓰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현재 표준방법을 적용하고 있는 은행은 한국씨티·기업·수출입·수협·경남·광주·대구·부산·전북·제주은행 등이다.

◇ 유동화익스포저 내부등급법 모범규준 마련키로

유동화익스포저에 대한 신평사 의존도도 줄어든다.

바젤Ⅱ는 유동화익스포저에 대한 위험가중치를 산출할 때, ECAI의 신용등급을 기초로 했다. 내부등급법을 승인받은 은행의 경우에도 유동화익스포저에 대해서는 ECAI의 신용등급에 따라 위험가중치를 적용해왔다.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는 작년 7월 발표한 '바젤Ⅱ 개정안'에서 부채담보부증권(CDD) 등 재유동화 익스포저의 위험가중치를 높이면서, 유동화 익스포저에 대한 투자 시에 신용등급에만 의존하지 말고 기초자산에 대한 듀딜리전스를 실시토록 했다. 듀딜리전스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유동화익스포저는 자본에서 차감된다. 유동화증권의 신용등급이 AAA라고 하더라도, 기초자산에 대한 실사와 리스크 모니터링을 할 수 없다면 자기자본에서 차감하라는 것.

금융감독 당국은 유동화익스포저에 대해서도 내부등급법을 적용하는 내용의 모범규준을 마련 중이다.

BCBS는 올 연말까지 은행의 외부신용평가 의존도 축소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며, 국내 감독당국은 내년 중 감독규정에 이를 반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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