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00만원짜리 골드바 하루 3~4개씩 팔린다

머니투데이 신수영 기자 2010.10.24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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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신한銀, 39일만에 1000개 넘게 팔려…안전자산 선호·금값상승 기대 매입↑

최근 1개에 5500만원을 호가하는 1kg짜리 '골드바(막대 모양의 금덩이)'가 하루 3~4개씩 팔리고 있다. 100g짜리 골드바는 하루에 21~22개가 팔려나갈 정도로 골드바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24일 신한은행에 따르면 이 은행의 로고가 새겨진 '신한은행 골드바'가 판매되기 시작한 지 39일(영업일)만에 1000개 넘게 팔렸다. 판매액으로는 114억원에 달한다. 5500만원이나 되는 골드바를 사들이는 사람은 40대 이상의 자산가라고 은행측은 설명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 현상과 함께 앞으로 금값이 상승할 것이란 기대심리 등이 작용하며 금 매입이 늘어나고 있다"며 "올 들어 금 가격이 26% 상승, 하락 우려도 있지만 아직까지 금에 대한 관심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달 초에는 한 프라이빗 뱅킹(PB) 고객이 20개의 골드바를 한 번에 사간 경우도 있다. 은행 관계자는 "정보 공개를 꺼려 따로 매입 이유를 묻지는 않는다"며 "포트폴리오 분산 차원에서 자산의 일부를 금으로 보유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이 지난 8월부터 자사 로고를 넣어 골드바를 판매하고 있는데 이전에는 UBS등 외국 은행의 로고가 찍힌 골드바를 수입 판매해왔다. 이번에 자체 로고를 새긴 골드바를 판매하자 판매량이 2.2배에서 많게는 2.5배 이상 늘었다. 특히 1kg 골드바는 하루 1~2개 팔리던 것이 3~4씩 판매되고 있다고 한다.

5500만원짜리 골드바 하루 3~4개씩 팔린다


은행 관계자는 "외국 은행의 로고가 아닌 국내 은행 로고가 찍힌 골드바를 판매하자 신뢰감과 친근감이 더해지며 판매가 늘어난 것"이라고 해석했다. PB고객(금융자산 10억원 이상)과 프리미어 고객(금융자산 1억원 이상)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호주여행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마케팅을 펼친 점도 판매 증가에 한몫을 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전년보다 약 10% 증가한 1.1톤이 판매(기존 수입 골드바 판매분 포함)될 것으로 은행측은 전망했다.


은행측은 골드바 판매 증가에 크게 반색하는 눈치다. '골드바'는 일반 정기예금보다 약 3~4배 이상 마진이 높고 일반 대출에 비해서도 수익성이 좋다. 여기에 국내 골드뱅킹 시장 93%를 점유한 1인자로서의 입지를 한 번 더 굳혔다는 의미도 보태진다.

은행측은 골드바의 판매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Kg짜리 이외에도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100g 골드바(1개당 약 550만원)의 경우 최근 수요가 매우 다양해지고 있다. 회사들이 우수사원 포상 등에 황금돼지나 황금 열쇠 대신 100g 골드바를 여러 개 구입해 지급하거나 결혼, 부모님 생일 등 기념일에 골드바를 선물하는 일이 늘어났다.

금 적립 또는 자유입출금 통장에 가입, 금을 조금씩 사서 통장에 모아놓고 일정량이 모이면 '금 실물'인 골드바로 바꾸는 경우도 있다. 통장에서 실물로 바꿀 경우 실물제작 비용과 10%의 부가세가 붙지만 목돈 마련이 부담인 서민들에 인기다. 금 통장은 신한은행과 기업은행이 각각 2003년과 2006년부터 판매 중이다.

매달 금을 적립하고 금 가격이 오르면 되팔아 수익을 내는데 달러로 가입하는 '골드리슈 달러&골드테크 통장'(신한은행)의 경우 최근 3개월간 11.82%의 수익률을 냈다.

최근 뉴욕시장에서 금값이 3주래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금값 급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포트폴리오 분산차원에서의 장기적 보유는 괜찮다는 입장이다.

오정순 IBK기업은행 PB고객부 차장은 "금값이 1400달러에 접근하며 상당히 거품이 있다"면서도 "풍부한 유동성을 감안할 때 조금 더 상승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그는 "금방 꺼질 거품은 아니고, 또 장기적 측면에서의 투자라면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민우 신한은행 서울파이낸스골드센터 PB팀장은 "포트폴리오 분산 차원에서 일부 금 투자를 권하고 있다"며 "환율이 1100원대가 되면 실물이든 통장이든 투자할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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