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되면 주식 투자에서 한 걸음 물러서 있던 개인투자자들은 배가 아픕니다. '코스피지수가 1400쯤이었을 때만 들어갔어도 좋았을 걸', '900선까지 빠졌던 금융위기 때 투자했으면 얼마나 좋아'.
금융위기로 펀드 '반토막'의 아픔을 겪은 투자자들이 주식에 등을 돌렸지만 증시 회복속도는 생각 외로 빨랐던 거죠.
주식형펀드로 무려 97조원의 자금이 집중됐던 2005~8년을 살펴보면, 펀드 붐이 일기 직전 금리(3년 만기 국고채)는 3.3%로 사상 최저였습니다. 부동산 가격도 노무현 정권 당시 부동산 규제책으로 제자리 걸음이었습니다. 당시 코스피는 저점을 찍은 후 19개월이 지난 후 71% 상승한 상태였습니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의 공격적인 매도에도 불구하고 코스피가 2000까지 올랐던 건 펀드를 기반으로 시중 자금이 증시로 물밀듯 들어왔기 때문"이라며 "현재 주가가 오르면 미래에도 오를 것이라는 낙관론이 확산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현재 금리는 사상 최저치를 갈아치웠고 부동산 가격도 전반적으로 약세입니다. 주가는 지난 3월 저점 이후 86% 상승했습니다.
개인의 후행적인 투자는 일찍이 여러 차례 지적됐습니다. 삼성증권에서도 지난 2년간 증시에서 개인 비중이 감소세였지만 개인이 시장에 후행하는 성향 때문에 연말 이후 개인 자금이 증시에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지수대가 오르는 추세이니 대형 고가주 뿐만 아니라 개인 선호종목까지 거래가 활발히 이뤄질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외국인 자금 유입이 주춤한 상황에서 개인 자금이 들어오면 증시는 분명 상승탄력이 붙게 됩니다. 그러나 과거 고점에서 개인들이 불나방처럼 몰려들던 것을 돌아보면 이번에도 '상투'를 잡는 게 아닐까 슬며시 걱정이 됩니다.
강세장은 분명 기분 좋은 전망입니다. 증시 상승세에 올라탄 투자자라면 더할 나위 없는 희소식입니다. 그러나 단기 모멘텀에 일희일비해 투자를 결정한다면 과거 경험을 되풀이 할 수밖에 없습니다.
전문가들은 지수 등락에도 꾸준히 수익을 낼 수 있게 '적립식 투자'를 권하곤 합니다. 이에 앞서 자신의 금융자산에 얼마나 주식을 투자하고 있는지, 과연 주식투자가 무엇인지 한 번쯤 돌아보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조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