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쟁사 당뇨약 승인연기…"한미약품엔 기회"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2010.10.22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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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아밀란사, 의약품 승인연기로 하룻만에 시총 2조원 감소

미국 아밀린사가 개발하고 있는 세계 첫 주1회 투여 당뇨병치료제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을 2년 연기했다. 이는 세계 최초로 월1회 투여 당뇨병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한미약품 (34,050원 ▼400 -1.16%)에는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FDA는 지난 19일(현지시간) 아밀린사가 주1회 당뇨병치료제로 개발 중인 바이두레온에 대한 심장관련 안전성 자료를 추가로 요구했다. 아밀린사는 내년 연말까지 추가 자료를 확보해서 2012년 중반에 다시 FDA 승인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바이두레온의 신약 승인이 2년 이상 연기된 것이다.



이는 경쟁약물을 개발하고 있는 한미약품에게는 기회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되고 있다. 한미약품은 월1회 투여만으로 혈당조절이 가능한 당뇨병치료제 '랩스-엑세딘'을 개발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바이오 의약품의 짧은 약효 지속시간을 늘려주는 기반기술(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 기술에 대해 지난 4월 미국 특허를 획득한 바 있다.

랩스-엑세딘은 현재 유럽에서 임상2상 시험이 진행 중이다. 한미약품은 내년 1월이면 랩스-엑세딘에 대한 유럽 임상2상 결과가 확인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랩스-엑세딘에 대해 국내 임상1상 시험도 추진 중이다.



권재현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판권협상도 유럽임상 결과에 따라 속도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며 "경쟁사들의 제품 개발에 문제가 됐던 부작용(메스꺼움, 구토, 췌장염) 발생여부와 사람에서의 반감기 시간 등 임상 2상 결과에 주목해야 할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한미약품은 앞으로 랩스-엑세딘에 대해 라이선싱 계약(기술수출)을 하고, 글로벌 파트너 제약사 주관하에 미국 임상 1, 2, 3상을 거쳐 의약품을 개발할 예정이다.

권 애널리스트는 "아밀린사는 변화된 FDA의 안전성 자료요구로 신약 승인이 2년 지연됐다"면서도 "후발 주자인 한미약품은 향후 임상 시험 디자인과정에서부터 대응이 가능하기 때문에 시행착오 위험성을 줄이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랩스-엑세딘의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랩스커버리 기술에 대한 재평가도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 대우증권의 전망이다. 권 애널리스트는 "랩스-엑세딘은 한미약품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랩스커버리 기술로 개발 중인 8개의 신약 파이프라인 중 하나에 불과하다"며 "향후 랩스-엑세딘에 대한 임상시험 및 라이센싱 계약 성공시에 랩스커버리 기술의 가치를 다시 평가하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아밀린사의 주가는 46% 폭락한 11.03달러로 마감, 하루만에 시가총액이 2조원 감소했다.

권 애널리스트는 "이는 한미약품의 랩스-엑세딘의 가치가 임상 3상 이후에는 2조원 이상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객관적 근거가 될 것"이라며 "랩스-엑세딘이 세계 최초 월 1회 제품으로 개발 중인만큼 주 1회, 2주 1회로 제품으로도 쉽게 응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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