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지경부 R&D 과제 '끼리끼리' 밀어주기

머니투데이 도병욱 기자 2010.10.21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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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기술평가관리원이 예산을 투입한 연구개발(R&D) 과제 관련 특정 인물들 간 밀어주기 관행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태근 한나라당 의원은 21일 지식경제위원회 국정감사에서 2008년부터 올해까지 중장기 R&D 예산이 투입된 1259개 과제를 분석한 결과를 공개하면서 "신진학자들에게 진입장벽이 높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기획위원과 참여연구원의 관계를 3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그 중 첫 번째 유형은 특정 기획위원이 기획한 과제를 특정연구원이 수행하는 등 서로 과제를 주고받는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서울대학교 서 모 교수가 기획한 과제를 한진중공업의 유 모 연구원이 수행한 경우가 5차례이며, 반대로 유 연구원이 기획한 과제를 서 교수가 수행한 경우도 5차례인 방식이다. 이 같은 관계는 모두 1075건이었고, 이러한 형태로 수행된 과제는 4522개였다.

두 번째 유형은 기획위원 스스로가 자신이 기획한 과제에 참여하는 것인데, 이 경우는 모두 921건으로 산출됐다. 특히 전자통신연구원 이 모 연구원은 9차례 자신이 기획한 과제에 직접 참가했다. 4차례 이상 자신이 기획한 과제에 참여한 연구원은 12명이었다.



여러 명의 기획위원과 여러 명의 연구자들이 과제를 주고받은 경우도 많았다. 이러한 관행이 지속되다 보니 특정 연구원이 다수의 과제를 맡는 일도 많았다. 올해 R&D 수행과제 수를 살펴보면 이 모 연구원은 42개이며, 박 모 연구원은 37개, 김 모 연구원은 35개 등이다.

이러한 관행에 대해 정 의원은 "심판이 선수로 뛰며 골까지 넣는 행위"에 빗대며 "서로 밀어주기식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과제 공고가 30일에 지나지 않아 공모 참가자가 적을 수밖에 없다는 문제점도 지적했다. 정 의원은 "산기평 과제는 기획위원간 경쟁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며 "기획위원들이 서로 기존에 연구 중인 과제들을 경쟁해 선정되는 경우도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정 네트워크에 소속돼 있지 못할 경우 기획위원은 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중소벤처기업이나 신진 학자에게 네트워크망이 국책연구 수행의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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