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스타]서울시 백기투항 끌어낸 이윤석 의원

머니투데이 양영권 기자 2010.10.20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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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석 의원↑이윤석 의원


낙지 하면 '목포세발낙지'가 떠오른다. 하지만 실상 전국에서 팔리는 '목포세발낙지'는 전남 목포가 아닌 인근 무안과 신안에서 잡힌다. 무안과 신안에서 어민 2500여 명이 낙지조업을 통해 올리는 매출은 매년 수백억 원에 이른다. 이들 어민들에게는 지난달 13일 서울시의 '중금속 낙지' 발표가 청천벽력과도 같았다.

한 달여가 흐른 지난 1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에 대한 국정감사 도중 오찬에서 오세훈 시장은 접시에 놓인 산낙지 한 마리를 내장까지 한꺼번에 먹어 보였다. 오 시장은 "어민들의 아픈 마음을 위로해 드리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중금속 낙지' 발표에 문제가 있었음을 몸으로 인정하는 순간이었다. 당시 오 시장에게 낙지를 권한 이는 바로 무안·신안이 지역구인 이윤석 민주당 의원이었다.



이 의원은 서울시의 중금속 낙지 발표를 이번 국정감사의 중요 이슈로 이끌어낸 일등 공신이다. 낙지 문제는 무안·신안 지역구민들의 최대 관심사인 동시에 당으로서도 여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오 시장을 공격할 수 있는 좋은 이슈였다.

이 의원은 지난 11일 국감에서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소에서 검사한 낙지가 원산지를 확인하기 어려워 검사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결과적으로 서울시가 검사한 낙지 9마리 중 7마리는 중국산이었던 것으로 확인됐고 중국산 낙지를 국내산으로 속여 판 업자 2명이 지난 19일 구속 기소됐다.



이 의원은 이밖에 서울시의 검사환경이나 시설이 열악해 검사 과정에서 중금속이 유입될 수 있고 서울시 조사 방식이 국립수산과학원 등 다른 공신력 있는 기관 방식과는 다르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이 의원은 20일 광주시에 대한 국감에서도 "오세훈식 성과주의로 많은 어민과 상인, 낙지 애호가가 낭패를 봤다"며 비판을 이어갔다. 이번 '중금속 낙지' 파동은 서울시가 20일을 '낙지데이'로 지정하고 시청 구내식당에서 낙지를 제공함으로써 사실상 서울시의 백기 투항으로 일단락됐다.

이 의원은 앞으로도 유사한 사례가 생길 수 있다고 보고 이를 막기 위한 제도적인 조치를 준비 중이다. 이 의원은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식품 안전성 문제는 제대로 된 조사 없이 한 건 주의식 부실한 발표로 애꿎은 피해자만 양산할 수 있다"며 "앞으로 식품 안전 검사는 모두 식품의약품안전청 등 국내외 기준을 충족했을 때만 발표할 수 있도록 법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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