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는 대부업체? 카드론 급증으로 실적 호전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2010.10.19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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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서비스 대출잔액 12조5000억보다 많아…서민 자산건전성 빨간불

올들어 신용카드의 카드론이 매월 40% 넘게 급증하고 있다. 카드론이 대부업체보다 많아지는 경우도 있어 중산층과 서민들의 자산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에 따라 카드론에 대한 충당금 적립비율 상향조정을 검토하는 등 카드론 급증에 경고하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8월말 현재 카드론 대출잔액은 지난해 말보다 23.7% 증가한 14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현금서비스 대출잔액 12조5000억원보다 1조6000억원 더 많은 수치다. 현금서비스 대출잔액은 지난해 말보다 3.3% 증가하는데 그쳤다.



올해 1∼8월 신규 취급액을 보면 카드론의 증가세가 더 가파르다. 이 기간 동안 카드론의 신규 취급액은 15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2.0% 급증했다. 특히 현금서비스가 줄고 카드론이 급증하는 이유는 현금서비스는 미사용 한도에 대해 카드사가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하지만 카드론은 이런 규제를 받지 않고 만기도 길어 안정적인 자금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카드사들은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긴장하고 있다. 실적이 좋으면 대출 금리와 가맹점 수수료가 높기 때문이라는 비난을 받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특히 카드론 잔액이 올들어 거의 매월 전년동기보다 40%씩 급증하며 카드사들의 이익 증가를 견인하고 있어 대형 대부업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규모가 커지고 있다.
카드사는 대부업체? 카드론 급증으로 실적 호전


카드업계에서 유일한 상장업체인 삼성카드가 오는 22일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어서 현금대출 부문이 실제로 얼마나 증가했는지 결과가 주목된다. 지난 상반기 삼성카드의 실적을 보면 카드론의 대출잔액이 2조2000억원으로 지난해말 1조9000억원보다 3000억원 증가했다. 수익에서 카드론 등 현금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나 금액에 대해서는 절대 함구중이다.



러시앤캐시로 잘 알려진 대부업계 1위 에이앤피파이낸셜의 대출잔고는 지난해 9월 기준 1조1000억원, 순이익은 1190억원이다. 카드사가 조달금리 면에서 대부업계보다 유리한 만큼 수익률 역시 더 좋을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전문가에 따르면 관리자산 기준으로 삼성카드의 현금대출 수익 비중은 전체 수익의 20%후반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금대출 잔액이 가장 많은 곳은 업계 1위인 신한카드이고, 액수는 적지만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곳은 현대카드다. 업계 전문가에 따르면 신한카드의 카드론 잔액은 2009년말 2조800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3조1000억원으로 10.7% 늘었다. 현대카드는 2009년말 850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조2000억원으로 41.2%나 껑충 뛰었다. 롯데카드 역시 같은 기간 7400억원에서 9950억원으로 34.5% 늘었다.

문제는 금리 상승, 부동산가격 하락 지속 등으로 가계 채무상환능력이 저하될 경우 자산건전성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금융감독당국은 이에따라 카드사들의 과당경쟁에 대해 경고하고 나섰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 6월 카드사들에 카드론 과당경쟁에 대해 한차례 경고를 한 바 있고, 최근 재차 강조했다"면서 "현장검사나 각종 지표 심사 등 카드론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무분별한 카드론 경쟁이 감지되면 대손충당금 최소 적립률을 상향조정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카드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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