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戰 가열, 현대건설은 어떤 회사

머니투데이 서동욱 기자 2010.10.16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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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과 현대그룹 간 인수전이 한창인 현대건설에 대한 기업가치가 주목받고 있다.

양측의 과열 양상이 지속되면 매각작업이 마무리된 후에도 후유증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올 만큼 현대건설 인수전 결과는 당분간 재계를 뜨겁게 달굴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이 어떤 회사인지 들여다봤다.

◇한국 경제발전의 견인차
현대건설은 한국 경제발전의 견인차로 불린다. 1947년 회사 창립 이래 건설의 모든 분야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족적을 남기며 대한민국 건설산업을 이끌어왔기 때문이다.



초창기 현대건설은 전후 복구사업의 일환이었던 한강 인도교를 시작으로 서울~수원 간, 서울~의정부 간 국도를 국내 최초로 아스팔트로 시공하며 토목공사의 선두주자로 나선다. 이후 당시로서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했던 고속도로 공사에 도전해 경인고속도로, 경부고속도로 등을 잇달아 완공, 한국 건설기술을 진일보시켰다.

교량 분야에서도 설계에서 시공까지 국내 기술로 건설한 최초 교량 양화대교(당시 제2한강교) 건설을 비롯해 거제교, 강화교, 한남대교(당시 제3한강교), 서울대교, 잠실대교, 마포대교 등 굵직굵직한 장대교를 거의 독점하다시피 했다.



국내 최초의 대단위 아파트인 마포아파트 공사를 시작으로 세운상가아파트, 한남동 외인아파트 등을 지속적으로 건설, 아파트 건설을 주도했다. 아파트 외에 조선호텔, 코리아나호텔 등 다수의 호텔을 시공하며 고급 건축물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게 된다.

최근에는 청계천 복원 공사, 성수대교 복구공사를 비롯해 국내 최대 컨벤션센터인 아셈타워 등을 수행했다. 세계 최장 방조제인 새만금 방조제 공사를 마무리하는 등 국내 건설기술의 선진화를 이끌고 있다.

◇해외건설, 추종 불허
현대건설은 1965년 11월 국내 최초로 태국의 파타니 나라티왓 고속도로 공사를 시작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했다. 현재까지 중동 지역을 비롯해 동남아·미주 등에서 780억2167만달러 규모의 해외 수주고를 기록 중이다.


60년대 말 베트남 특수가 막을 내리면서 현대건설은 중동 건설시장에 눈을 돌렸다. 75년 1억3000만달러 규모의 바레인 아랍 수리조선소 공사를 수주, 중동에 첫발을 내딛게 됐다. 이 공사는 토목 33만명, 건축 26만명, 전기 25만명 등 연인원 90만명이 연인원이 동원됐다.

1976년 '20세기의 대역사'라 불린 9억6000만달러 규모의 사우디 주베일 산업항 공사를 비롯해 사우디 해군기지 확장공사, 바레인 디플로매트 호텔 신축공사, 쿠웨이트 슈아이바 항만 확장공사, 사우디 아시르 전력화사업 등을 잇달아 수행했다.

90년대 이후 이란 사우스파 지역에서 당시 최대 규모인 총 26억달러 규모의 고부가가치 플랜트 공사인 초대형 가스 처리시설 공사를 단일 플랜트 공사로는 세계 최단기간인 35개월 만에 성공적으로 준공,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당시 이란 정부의 하타미 대통령은 "사우스파 전체가 완공될 때까지 현대건설은 절대 이란을 떠나서는 안 된다. 이곳에 남아 나머지 공사도 모두 수행해 달라"며 눈시울을 붉힌 사실은 아직도 화젯거리로 남아 있다.

현대건설은 올해 중동을 비롯해 동남아, 중남미, 신흥 산유국 등을 중심으로 120억 달러 이상의 해외수주를 달성할 계획이다. 아프리카, 중남미와 같은 자원보유국에도 진출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블루오션 원자력분야에서도 두각
현대건설은 1971년 고리 원자력 1호기 착공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국내 원전 기술력을 선도하고 있다. 고리 1호기를 건설한 이래 국내에서 운영 중인 20기 중 12기를 현대건설이 건설했으며 지난해 말과 올해 국내외에서 원전을 잇달아 수주, 현재 전 세계에서 원전 10기를 동시에 시공하는 유일한 건설업체가 됐다.

원자력 발전소는 어떤 건설 분야보다 고도의 기술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원전 시공경험이 있는 건설사는 세계 톱 클래스의 기술력을 갖춘 회사로 인정받는다. 현대건설은 특히 국내에서 유일하게 가압경수로(PWR)와 가압중수로(PHWR)를 모두 건설한 경험을 갖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 4월 국내 건설사 중 처음으로 원자력사업본부를 신설했다. 국내 원전의 첫 해외진출 쾌거를 일군 UAE 수주를 바탕으로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는 원전분야 진출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건설 종가로의 부활
건설업계 부동의 1위를 고수하던 현대건설도 IMF의 여파를 피하지 못했고 2004년 안팎으로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건설업체를 대상으로 한 `시공능력평가제` 도입 이후 무려 42년간 지켜왔던 업계 1위 자리를 처음으로 뺏겼다.

2006년 경영 정상화 노력의 결과로 마침내 워크아웃을 졸업한 이후 지난해 시공능력 1위를 되찾으며 건설종가로의 부활을 화려하게 알렸다. 지난해 매출 9조2786억원, 순이익 4558억원을 달성해 창사 이후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 4조6279억원, 신규수주 10조6943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국내 건설업체가 한 번도 달성하지 못한 전인미답의 실적인 매출 11조원 이상, 수주 20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유력 건설전문지인 미국 ENR가 평가한 ‘2010년 세계 225대 건설사 순위’에서 전년보다 29단계 상승한 세계 23위를 기록했다. 올해 시공능력평가에서는 시평제도가 생긴 이래 최초로 10조원을 상회하는 평가액으로 2년 연속 1위를 차지, 건설 종가의 명성을 회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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