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접수한 '꿈의 신소재'

머니투데이 백진엽 기자 2010.10.09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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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튀는 과학상식]올해 노벨물리학상 받은 신소재 '그래핀'

지난 5일 발표된 2010년 노벨물리학상은 영국 맨체스터 대학의 안드레이 가임 교수와 그의 제자인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박사에게 돌아갔다.

그들에게 노벨상을 안겨준 것은 이른바 꿈의 신소재라고 불리는 '그래핀'(Graphene)이다. 수상자들은 흔히 연필심으로 활용되는 흑연에 스카치테이프를 떼었다 붙이는 방법으로 오늘날 '꿈의 물질로 각광받는 그래핀'을 세계 최초로 분리해냈다.



역대 노벨상 수상 사례 중 새롭게 발견된 기술이 본격 상용화되기도 전에 일찌감치 상을 받은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그래핀은 흑연을 의미하는 '그래파이트'(Graphite)와 탄소 이중결합 형식 분자를 뜻하는 접미사인 '-ene'이 결합돼 만들어진 용어다. 탄소는 독특한 물성을 지녀 다양한 화합물을 만든다. 탄소 원자가 결합해 벌집 모양의 육각형 평면 구조가 연속적으로 이어진 것이 그래핀이다.



그래핀이 '관'(tube) 형태로 말려 있으면 탄소나노튜브, 5각형과 6각형이 결합된 축구공 모양이 되면 '풀러렌'(fullerene)이 된다.

흑연에서 떼어낸 탄소 원자 한 층인 그래핀은 두께가 0.35나노미터(nm)에 불과하다. 하지만 현존하는 물질 중 가장 얇으면서도 가장 강하다. 강도가 강철의 200배, 다이아몬드의 2배 이상이다. 게다가 잘 휘어지기까지 하고 구리보다 전기가 100배 이상 잘 통한다.

때문에 입는 컴퓨터, 종잇장처럼 얇고 휘어지는 모니터, 손목에 차고 다니는 휴대전화 등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꿈의 신소재로 일컬어지고 있다.


가장 먼저 그래핀이 응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제품은 터치스크린이다. 기존에 터치스크린의 표면 소재인 산화인듐주석은 조금만 휘어도 쉽게 부서지거나 전기전도성을 잃어버린다. 하지만 그래핀은 잘 휘어지고, 전기전도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이런 단점을 보완하는 물질로 꼽힌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강국인 우리나라에서도 그래핀은 집중적으로 연구되고 있다. 특히 그래핀 응용기술에 대한 연구는 세계 최고 수준을 달리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성균관대 홍병희 교수는 삼성전자종합기술원의 최재영 박사팀과 실리콘 반도체를 대체할 그래핀 대량 합성 기술을 지난해 1월 네이처지에 발표해 주목받았다.

이보다 앞서 미국 컬럼비아 대학의 한국인 김필립 교수는 2005년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가임 교수의 방식에 따라 그래핀을 분리, 그래핀 분야 강력한 노벨상 후보자로 주목받기도 했다.

최근에는 이효영 성균관대학교 화학과 교수팀이 새로운 환원제를 이용해 상온 공정으로 불순물이 없는 고품질 그래핀을 대량으로 생산 가능한 방법을 찾아내며 관심을 받고 있다. 이 연구팀은 현재 국내 특허출원을 마치고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 국외 특허출원을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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