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LH 부채줄이기 시간은 자꾸가는데…

머니투데이 이군호 기자 2010.09.27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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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LH 부채줄이기 시간은 자꾸가는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재무구조개선 종합대책은 사업조정안과 정부지원방안이 핵심입니다. 하지만 정부지원방안이 확정되지 못하다보니 대책의 틀이 완성되지 못했습니다."

당초 이달 말로 예정됐던 LH의 재무구조개선 종합대책 발표가 10월 이후로 연기됐다. 대책 발표가 연기된 직접적인 원인은 정부지원방안이 확정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게 국토해양부와 LH의 해명이다.



LH는 부채 해소를 위해 그동안 전사적 판촉전략, 사업방식 전환, 사업·인력 구조조정, 자금조달 다변화 등 다양한 자구노력을 진행 중이다. 이같은 자구노력에도 불구하고 부동산경기 침체와 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이 여의치 않으면서 자체적으로 118조원에 달하는 부채를 해결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결국 국토부는 LH의 자구노력과 강력한 사업재조정을 추진하는 동시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공익사업에서 발생한 손실을 정부가 보전하는 내용의 LH공사법 개정, 임대주택 건설단가 상향조정을 위한 내년 예산 반영, LH 부채의 출자전환 등을 지원해 부채를 획기적으로 줄이기로 했다.



사업재조정과 관련 LH는 보상에 착수하지 않은 6000만평, 143조원 규모의 138개 사업을 대상으로 △시기조정 △단계별 추진 △규모 축소 △사업방식 변경 △장기 사업 보류 등으로 분류하고 발표 시기만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정부지원방안을 둘러싼 정부부처간 이견과 관련법의 국회 통과 등이 지연되면서 결국 대책 발표는 10월 이후로 넘어가게 됐다. LH공사법 개정안은 내달 25~26일 열리는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통과가 긍정적으로 논의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당초 계획보다 6개월 가량 지연된 것이다.

임대주택 건설단가 상향조정 및 부채 출자전환 등은 기획재정부와의 협의가 계속되고 있지만 부처간 의견차가 커 난항을 겪고 있다. 국토부 내부에서조차 LH 부채의 출자전환은 당장 어렵다는 푸념이 나올 정도로 기재부 반대가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LH 부채는 정치적 요구에 의해 사업성 없는 대형개발사업이 남발되고 임대주택과 같은 국책사업 추진에 따라 불가항력적으로 발생했다는 게 중론이다. 반면 정치적 요구에 의해 발생한 LH 부채가 해결되지 못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온다.

정부가 LH 부채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하는 이유는 LH를 살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국민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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