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7가입자들은 3G허용 '그림의 떡'?

머니투데이 신혜선 기자 2010.09.15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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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만 가운데 대부분 청와대·국정원 직원들...SKT 017가입자도 "요금제때문에 번호고수"

01X 가입자들도 3세대 이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지만, 017 가입자들만큼은 여기서 예외인 듯 보인다.

애초 017 식별번호는 국내 처음으로 디지털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방식으로 이동통신 서비스를 시작한 신세기통신에게 부여된 것이다. 당시 디지털 CDMA 방식은 도청 등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을 부각되면서 청와대나 군, 국가정보원, 경찰청 등지에서 업무용으로 많이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후 신세기통신은 SK텔레콤으로 흡수됐지만, 국가기관들은 대부분 업무용으로 017번호를 그대로 유지했다. 8월말 기준 80만8000명 정도로 파악되는 017 가입자 가운데 적지 않은 수가 청와대, 국정원 등 국가기관 명의의 사용자들이다.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는 350만명이 넘었지만, 국가기관들은 업무용으로 스마트폰을 이용하지 않고 있다. 보안이 불안정하다는 것이 이유다. 국정원 직원들이 사용하는 휴대폰에는 카메라 기능조차 빠져있을 정도로, 국가정보기관들은 보안에 매우 민감하다.

이에 따라, 방통위가 01x 가입자들에게 3G 기반 스마트폰을 이용할 수 있는 기회를 허용했지만, 업무용으로 017을 사용하고 있는 국가기관 직원들에게 이 기회가 '그림의 떡'일 뿐이다.



017을 고수해야 하는 것은 국가기관 직원들 뿐 아니다. 40만명에 달하는 017 가입자들도 '어쩔 수 없이' 스마트폰으로 바꿀 수 없는 처지다. 이 가입자들은 과거 신세기통신 시절에 파격적인 요금할인 혜택을 제공했던 '무제한커플요금제'를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요금제는 할인폭이 워낙 커서 당시 폭발적 반응을 얻었다. 오죽하면 신세기통신이 출혈이 커질 것을 우려해 서둘러 요금제를 폐지했을까.

이 요금제 가입자들은 스마트폰을 바꾸면 요금할인 혜택이 사라지게 된다. SK텔레콤에서 017 가입자들에게 스마트폰으로 바꾸더라도 이 요금제를 그대로 적용해준다고 하지 않는 이상, 이 요금제 가입자들은 스마트폰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매우 낮아 보인다.

8월말 기준 통신사별 01x 가입자는 SK텔레콤 (51,900원 ▼100 -0.19%)이 573만6000여명, KT (36,800원 ▼300 -0.81%)가 80만5000여명, LG유플러스 (9,820원 ▼90 -0.91%)가 165만2000여명으로 총 819만3000여명으로 파악됐다.


식별번호 별로는 011 사용자가 499만여명으로 가장 많다. 이어 016 사용자가 122만5000명, 019, 017 사용자가 각각 81만여명, 80만8000명이다. 018 사용자는 35만7000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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