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부실채권 관리 비상..부실채권비율 2% 육박

머니투데이 김익태 기자 2010.08.19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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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6월 말 현재 1.94%..구조조정+부동산PF 부실 탓..전분기比 0.46%p↑

올해 상반기 국내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본격적으로 추진된 기업 구조조정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증가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하반기 중소기업 등 기업구조조정이 지속 추진되고, 당국도 부실우려 부동산 PF에 대한 선제적 정리를 독려하고 있어 은행권 부실채권비율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현재 18개 국내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은 1.94%로 전분기말 대비 0.46%포인트 상승했다. 부실채권 규모는 25조5000억 원으로 6조6000억 원 증가했다.

지난 6월 25일 대기업 신용위험평가가 이뤄져 구조조정이 본격 추진됐고, 건설과 부동산 PF 등 취약 부문을 중심으로 부실채권이 빠르게 증가한 탓이다. 구조조정 대상 기업여신의 부실채권 신규 인식 분 4조8000억 원을 제외하면 부실채권 비율이 1.58%로 전분기 대비 0.1%포인트 증가하는데 그쳤다.



기업여신 부실채권비율은 2.65%로 기업구조조정 관련 부실이 발생, 전분기말 대비 0.69%포인트나 상승했다. 특히 중소기업여신 부실채권비율은 3.04%로 부동산 PF 대출을 중심으로 0.85%포인트 올랐다.

가계여신 부실채권비율은 0.50%로 전분기말 0.51%와 별 차이가 없었다. 주택담보대출 부실채권비율도 0.37%로 전분기말 0.38%와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2분기에만 12조8000억 원에 달하는 부실채권이 발생했다. 전분기보다 6조6000억 원 증가한 수치다.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 되면서 기업여신 신규부실이 11조8000억 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가계여신과 신용카드 신규부실은 각각 8000억 원, 3000억 원을 나타냈다.


이 기간 중 국내은행들은 6조1000억 원어치의 부실채권을 정리했다. 1분기에는 3조2000억 원 정리하는데 그쳤다. 정리방법별로는 대손상각 2조1000억 원, 매각 1조6000억 원, 여신정상화 1조2000억 원, 담보처분에 의한 회수 1조1000억 원의 순이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이 잠재부실을 조기에 인식하고 충분한 대손충당금을 적립토록 감독을 강화할 것"이라며 "은행별로 금년 말까지 부실채권 감축계획을 마련해 적극 추진하도록 지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은 부실채권에 대한 상시 점검과 집중 관리로 건전성을 더욱 높인다는 계획이다. 상반기부터 늘어난 연체 대출금을 줄이고 선제적인 구조조정에 나서면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하반기 경기 상황에 따라 금융당국이 또 NPL(부실채권) 비율 규제 등에 나설 수 있어 불안감을 떨치진 못하고 있다. 은행들은 지난해 이미 NPL을 많이 털어냈지만 아직 부족하다는 당국의 시각이다.

한 시중은행 여신관리 임원은 "그동안 몇 차례 위기를 겪으며 부실채권 관리를 나름대로 잘 해오고 있지만 상반기에 일시적으로 늘어난 측면이 크다"며 "부실채권 비율이 은행의 차입이나 신용등급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철저히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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