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각 사 종합
미탈 스틸은 2006년 아르셀로를 인수, 세계 최대 제철기업 아르셀로 미탈이 됐다. 릴라이언스그룹 역시 통신, 정유, 금융 등 인수합병에 적극적이다.
인도 기업들의 특징은 자본력에 그치지 않는다. 세계 M&A 시장의 신흥강자 중국 기업들에 비해 미국, 유럽 서구권에게 거부감이 덜한 것이 강점이다. 이는 영어를 자유롭게 쓰는 고급인력이 많고 비즈니스 관행, 경제법 등에서 글로벌 스탠더드가 통용되기 때문이다.
서구 기업으로선 값싼 노동력뿐 아니라 이처럼 자신들의 경영방식을 가장 잘 이해하는 인도를 지나칠 수 없었다. 인도가 소프트웨어를 비롯한 IT와 서비스 분야에 세계적인 아웃소싱 기지가 된 것도 이런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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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서치업체 VCC에지의 월간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현재 인도 기업들의 M&A 거래 건수는 411건으로 전년 453건에 비해 다소 줄었다. 그러나 거래 규모는 497억달러로, 작년 전체 M&A 163억달러의 3배에 이른다. 거래 건수는 줄었어도 거래 당 액수는 급증한 셈이다. 7월 M&A 1건당 거래액은 2억16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6100만달러의 3배가 넘는다.
◆中 기업보다 글로벌 경영 강해= 먹튀 논란에 자주 휩싸이는 중국의 해외 M&A와 비교하면 글로벌 비즈니스에 강한 인도 기업들의 차별성은 확연하다.
2004년 쌍용차를 인수했던 중국 상하이차는 대주주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는 비난을 받으며 쌍용차에서 발을 뺐다. 프랑스 열차 제조업체 알스톰의 필립 멜리어 사장은 지난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중국이 프랑스의 기술을 훔쳐 열차를 해외에 수출하고 있다"고 비난한 바 있다.
반면 타타그룹의 대우상용차 경영은 인도 기업들에 대한 우호적인 시각을 만들어준 사례다. 타타는 전북 군산의 대우상용차를 2004년 3월 인수해 지난해까지 매출은 2배, 수출을 4배 이상 늘리는 성과를 냈다. 타타 본사 임원들이 '점령군'으로 회사를 장악하기보다는 한국 측의 독립경영을 지원한 것도 비교적 후한 평가를 받고 있다.
쌍용차 우선협상 대상자로 마힌드라가 낙점된 것도 이런 맥락과 무관하지 않다. 르노-닛산이 발을 빼 대안이 없었다고 하지만 마힌드라 측의 인수의지와 자금동원력에 다른 인도 기업들이 그동안 보여준 성과도 긍정적으로 작용한 셈이다.
아난드 마힌드라 부회장은 이번주 직접 한국을 찾아 채권단을 만날 예정이다. 쌍용차 인수에 진정성을 보이려는 의도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 쌍용차 인수작업에 마힌드라가 얼마나 진정성이 있는지 속단하기 이르다. 마힌드라는 고급기술 확보에 목을 매고 있다. 마힌드라는 2008년 영국 로버 자동차를 인수하려다 인도의 경쟁자 타타 자동차에 졌다. 올해 르노자동차와 전략적 제휴도 끝났다.
한편 마힌드라는 부회장 방문에 앞서 최고투자책임자(CIO)를 이미 한국에 파견한 것으로 알려져 쌍용차 인수와 관련, 이목을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