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그럴까.
우선 '저체온증'부터 살펴보자. 저체온증은 체온이 35˚C 이하로 떨어지는 것을 말한다. 특히 죽음에 이르기 위해서는 체온이 27~28˚C까지 떨어져야 한다. 하지만 아무리 밤새 선풍기를 쐬면서 잔다고 해도 하루 밤 사이 체온이 이정도까지 떨어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의사들은 입을 모은다.
밀폐된 방에 선풍기를 오래 켜두면 이산화탄소 농도가 올라간다는 설도 있지만 이도 근거가 희박하다. 선풍기는 바람을 일으키는 기구일 뿐 공기의 화학적 성질이나 농도를 바꿀 수 있는 장치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풍기 사망설'이 우리 사회 일각에서 계속 떠돌다 보니, 인터넷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에는 이를 '한국인들이 믿는 잘못된 미신'이라고 소개까지 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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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선풍기가 켜져 있는 상태에서 숨진 사람들의 정확한 사인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오비이락'이라고 한다. 심장병이나 뇌질환·부정맥 등이 있는 상태에서 야간이나 새벽에 사망한 경우, 우연히 방 안에 선풍기가 켜 져 있으면 그걸 선풍기 때문이라고 지레짐작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선풍기를 오래 쐬면 호흡기가 건조해져 감기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 요즘같은 무더위에 밤낮 선풍기를 틀어놓다 보면 과열로 인한 화재 사고 위험도 커진다. 즉 '선풍기 사망설'은 근거없는 이야기지만, 밤새 선풍기를 틀어놓고 자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