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명승부 그 홀 그대로…'골프 성지순례'

머니투데이 김종석 기자 2010.08.06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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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탐방<8>]알펜시아 700 골프클럽

↑오거스타내셔널 12번 홀을 복제한 8번 홀.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파 3 중 하나로 꼽힌다.↑오거스타내셔널 12번 홀을 복제한 8번 홀.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파 3 중 하나로 꼽힌다.


골프 역사에 길이 남을 명승부가 펼쳐졌던 세계의 유명 홀들을 그대로 재현한 코스가 '알펜시아 700 골프클럽'이다. 18개 홀이 저마다의 사연과 특성을 갖고 있다. 단순한 복제 코스라고 치부할 수도 있지만 기존에는 누리지 못하던 새로운 재미를 주는 코스의 탄생은 반가운 일이다.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에 자리한 700 골프클럽은 이름 그대로 해발 700m에 자리하고 있다. 해발 700m는 인간의 생체리듬에 가장 이상적인 고도다. 저기압과 고기압이 만나는 해발 700m에서 생활하게 되면 뇌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 증가하고 혈류 공급이 원활해져 짧은 수면으로도 2~3시간 빠른 피로회복 효과를 볼 수 있다. 모기가 없고 한여름에도 시원하며 술을 마셔도 금방 깨는 이유가 '해피 700 고지'에 숨어있다.



티잉 그라운드에 서면 복제한 홀의 이름과 정보를 새긴 표지판을 볼 수 있다. 자신이 서있는 이 홀이 어느 곳의 유명 코스를 복제한 것인지, 그리고 이 코스에는 어떤 사연이 숨어 있는지 알 수 있다.

"나이 많은 회원분 중엔 직접 세계의 유명 코스들을 돌아보신 분들이 있다. 감회가 새롭다며 그때의 추억에 잠기기도 한다"고 코스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곳에서의 18홀 라운드는 단순히 골프 한 게임을 하는 것이 아니라 골프의 성지를 순례하는 것과도 같다"고 강조했다.



1번 홀은 파인허스트(No. 2) 12번 코스를 복제했다. 1999년 페인 스튜어트와 필 미켈슨이 US오픈 우승 트로피를 놓고 치열한 대결을 펼친 곳이다. 그해 비행기 사고로 안타깝게 요절한 페인 스튜어트의 마지막 우승 세레모니를 볼 수 있었던 곳이었다.

스튜어트를 기리는 경건한 마음으로 1번 홀을 돌고 나오면 무시무시한 2번 홀이 골퍼를 각성시킨다. '지옥으로 가는 길'이라는 별칭을 가진 세인트앤드루스 12번 홀(파 4)을 재현한 곳으로, 2005년 최경주가 9타 만에 홀 아웃한 곳으로 악명 높다.

3번 홀은 미셸 위의 데뷔전이기도 했던 삼성월드챔피언십이 열렸던 팜 데저트의 빅혼캐논코스 3번 홀을 재현했다. 파3인 4번 홀은 그 유명한 피트 다이의 아일랜드 홀이다.


5번 커누스티 챔피언 코스를 지나면 6번부터는 오거스타 내셔널의 코스가 8번 홀까지 이어진다. 공포의 '아멘 코스'다. 아멘코스란, 매년 마스터즈가 열리는 오거스타 내셔널 코스 중에서도 가장 난이도가 높은 11,12,13번 홀을 합쳐 지칭하는 것으로 신의 도움없이는 무사히 홀아웃할 수 없을 만큼 어렵다고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페블비치 11번 홀을 재현한 16번 홀. 바람과 절벽, 빠른 그린을 정복해야 한다.↑페블비치 11번 홀을 재현한 16번 홀. 바람과 절벽, 빠른 그린을 정복해야 한다.
후반 홀은 최경주에 대한 오마주(존경 혹은 경의)로 시작한다. 최경주가 미국에 진출한 후 첫 PGA 우승을 차지했던 컴팩클래식이 열렸던 '잉글리시 턴 골프 앤 컨트리 클럽' 10번 홀을 재현했다. 잭 니클라우스가 설계한 이 코스에서 최경주는 동양인으로서는 3번째로 PGA 우승자가 됐다.

이밖에도 로얄트룬, 로얄버크데일, 도랄리조트, 파인밸리, 캐슬파인, 페블비치 등 세계 최고의 코스들이 연이어 등장한다. 18홀 내내 긴장감이 끊이지 않는다. 전체적인 난이도는 높은 편이다.

퍼블릭이지만 코스 관리가 뛰어나다. 30개국 190개 골프 코스를 운영하는 트룬골프에서 관리하고 있다. 700 골프클럽은 알펜시아 리조트 내에 위치해 호텔, 리조트 등 숙박 시설과 레저·문화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코스 정보>
1번 홀 - 파인허스트 12번 (Pine Hurst)
2번 홀 - 세인트앤드두스 올드코스 12번 (Old Course at St. Andrews)
3번 홀 - 빅혼캐논 코스 3번 (BigHorn-Canyon Course)
4번 홀 - TPC소우그래스 17번 (TPC at Sawgrass-Stadium Course)
5번 홀 - 커누스티 4번 (Carnoustie Golf Club)
6번 홀 - 오거스타내셔널 11번 (Augusta National Golf Club)
7번 홀 - 오거스타내셔널 13번
8번 홀 - 오거스타내셔널 12번
9번 홀 - 블랙울트런 2번 (Blackwolf Run)

10번 홀 - 잉글리스 턴 골프클럽 10번 (English Turn Golf Club)
11번 홀 - 로얄트룬 7번 (Royal Troon Golf Club)
12번 홀 - 로얄버크데일 13번 (Royal Birkdale Golf Club)
13번 홀 - 도랄골프리조트 16번 (Doral Golf Resort-Blue Course)
14번 홀 - 파인밸리 5번 (Pine Valley Golf Club)
15번 홀 - 캐슬파인 6번 (Castle Pines Golf Club)
16번 홀 - 패블비치 11번 (Pebble Beach Golf Links)
17번 홀 - 사이프러스 포인트 클럽 3번 (Cypress Point Club)
18번 홀 - 미션힐스 2번 (Mission Hills Country Club)

<알펜시아 리조트 개요>
- 알펜시아는 아시아의 알프스(Alps in Asia)를 뜻함.
- 아스펜, 휘슬러, 비버크릭, 베일 등 해외 유명 리조트를 벤치마킹
- 총사업비 1조 6800억
- 전체 150만평에 알펜시아 트룬 컨트리클럽, 알펜시아 타운, 알펜시아 스포츠 파크의 3개 지역으로 구성
- 서울에서 영동고속도로 횡계IC까지 2시간 내외. 횡계IC에서 알펜시아까지 10여분 정도 소요

- 리조트 콜센터 및 이용문의 : 033-33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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