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비만관리..체중과 체형은 다르다

머니투데이 윤장봉 대한비만체형학회 공보이사 2010.07.22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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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비만관리..체중과 체형은 다르다


'장님 코끼리 더듬는다'는 이야기가 있지요. 비만을 다루는 의사입장에서 그런 장님의 하나가 아닐까 하고 생각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왜냐하면 비만이라는 질병은 어느 하나로 설명하기는 너무 어렵기 때문입니다.

원뿔을 여러 방향에서 바라보는 것과 같습니다. 원뿔을 옆에서 보면 삼각형 모양일 것이고, 아래에서 바라보면 원이며, 위에서 바라보면 원 가운데 점이 하나 찍혀 있는 모양입니다. 결국 이 모든 각도에서 입체적으로 바라 볼 수 있어야 됩니다.



비만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유전적 영향도 고려해야 되고, 사회적 환경도 고려해야 되며, 개인의 스트레스 대처법, 내분비 호르몬의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되는 것이 비만에 대한 접근일 것입니다.

특히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은 심리적, 정신적 분야입니다. 스트레스나 우울증에 의해 비만이 더 많이 촉발되고 있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고 있는 사실입니다. '분자 정신의학' 최신호에서는 우울증과 비만은 공통적인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논문이 실릴 정도니까요.



그런데 실제 비만한 것 자체 보다는 자신에 대한 신체상, 즉 'Self-image'가 정신 건강에는 더 중요하다는 연구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건강과 사회행동 저널'(Journal of Health and Social Behavior)에 실린 연구를 살펴보면,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 제이슨 호울 박사팀이 남성 6557명, 여성 6126명의 체중과 실제로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해서 스스로 어떻게 생각하는지 조사한 결과 실제로 비만한 사람이지만 자신의 비만을 스스로 인정하는 사람들 보다 실제 뚱뚱하지 않은데 자신이 뚱뚱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서 우울증 증상이 더 많이 나타났다고 합니다.

바꿔 이야기하면 스스로의 현실을 똑바로 인식하는 사람은 마음의 상처를 덜 입는데 실제 보다 자신을 더 나쁘게 평가하는 사람은 더 큰 상처를 입는다는 것입니다.


병원에서 비만 환자를 진료하다 보면, 실제 비만 환자와 체중은 정상이지만 자신의 체형에 불만이 있어 오는 체형 환자 사이에서 느껴지는 묘한 차이점을 위의 연구에 의해 이해를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실제 비만 환자들은 스스로가 뚱뚱하다고 인지를 합니다. 그리고 그 원인도 어느 정도 알고 계십니다. 단지 스스로를 바꾸려고 하는 의지가 지속적이지 못할 뿐입니다. 하지만 자신의 체형에 불만이 있는 사람들은 지극히 '체중'에 집착합니다.

사실 체형과 체중은 어떤 면에서는 큰 상관이 없을 수 있습니다. 체중은 좀 나가더라도 체형이 예쁜 사람이 있고, 아무리 체중이 적게 나가도 체형이 예쁘지 않은 사람도 있습니다.

따라서 체형이 나쁜 경우에는 그 체형을 교정하는데 주목적을 두어야 되는데 잘못된 생각으로 인해 체중을 줄여서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할 때가 있습니다.

이런 분들이 결국 거식증에 빠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키가 165cm에 체중이 62kg 정도 되시는 분의 경우 체중을 56kg 정도로 줄이면 체중 자체는 크게 많이 나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더 줄여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유를 물어보면 결국 내가 원하는 체중이 되었지만 실제 내가 원하는 몸매는 되지 않았기 때문에 더 빼야 된다는 강박 관념에 사로 잡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차라리 적당히 체중을 줄인 상태에서 체중을 줄여도 해결되지 않는 부위는 다른 방법으로 체형 교정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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