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살 빼는 약 주세요.'
'선생님, 한 달에 한 10kg 빼주는 약은 없나요?'
'전에 아주 센 약을 먹었더니 약한 약은 안 들어요.'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꼭 짚고 넘어가야 되는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살 빼는 약', 또는 '살 빼주는 약'이라는 것이 과연 존재하는가?
비만 치료제의 대표는 '식욕억제제'입니다. 중추신경계 식욕 중추의 신경전달 물질인 세로토닌이나 도파민, 노에피네프린 등에 작용해서 식욕중추를 자극해 비록 식사를 적게 하더라도 포만감을 느끼게 만들어서 식욕을 줄여주는 약물입니다.
예를 들어 삼겹살 3인분 정도를 배 터지게 먹은 후, 1인분을 더 먹기는 어렵더라도, 종목을 바꿔서 입가심 냉면 한 그릇 정도, 된장찌개와 밥 한 공기 정도는 더 먹을 수 있고, 이 후 가볍게 입가심 아이스크림 정도도 가능하게 됩니다. 즉, 식욕을 인위적으로 줄여주더라도 더 먹으려고 하면 얼마든지 더 먹을 수 있다는 말입니다.
다른 계통의 약물로는 '흡수 억제제'가 있습니다. 먹은 음식의 특정 성분, 예를 들어 지방이나 탄수화물이 몸에 덜 흡수되게 하는 약인데, 만일 이런 약을 먹더라도 자신이 평상시 보다 조금 더 먹게 되면 어차피 흡수되는 양은 동일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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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계통으로는 '대사 촉진제'가 있습니다. 신진 대사율을 높여서 에너지 소비를 높인다고 말은 하지만, 어찌 보면 단위 시간당 운동 효과를 높인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말은 결국 약을 복용하더라도 운동량이 적다면 큰 효과를 보지 못한다는 말입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먹기만 하면 살을 빼주는 약'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단지 비만 치료의 기본인 식이 요법과 운동 요법을 좀 더 효율적으로 도와주고 실천하기 쉽도록 도와주는 약은 존재 합니다.
한 마디로 우리가 체중감량이라는 42.195km의 마라톤을 하고 있을 때, '살 빼는 약'이란 중간에 자가용을 타고 목적지에 편안하게 데려다 주는 약인데, 아직 그런 약은 개발되지 않았습니다.
현재까지 개발된 약은 마라톤을 할 때 옆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면서 잘한다고 격려도 해주고, 하나, 둘 하면서 구령도 붙여주고, 힘들 때 물도 건네주는 그런 존재라고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