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육아와 '농사의 법칙'

머니투데이 이서경 한서중앙병원장(소아정신과 전문의) 2010.07.17 10:10
글자크기

[이서경의 행복한 아이 프로젝트]

[건강칼럼]육아와 '농사의 법칙'


성공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 필요한 습관 중에 '농사의 법칙'이라고 하는 것이 있다. 농사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아무 것도 얻을 수 없다. 좋은 토양과 좋은 씨앗을 가지고 성실하게 열심히 땀을 흘려야 성공적인 수확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상을 살아가는데 진리로 작용할 수 있는 이러한 법칙을 얼마나 꾸준히 잘 습관화하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진다.

아이를 양육하는 것도 이러한 자연의 법칙에 그대로 해당된다. 토양에 씨앗을 뿌려 매일 물을 주고 정성껏 가꿔야 싹이 잘 자라는 것처럼 농부의 마음으로 자연의 법칙에 순응하며 아이를 양육해야 한다.



아이들은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지니고 향후 어떻게 자라날지 기대와 희망에 부풀어 바라보게 되는 새싹들이다.

이런 훌륭한 새싹을 잘 길러내기 위해서는 우선 좋은 토양을 제공해야 한다. 아이들에게 좋은 토양이란 아이를 양육하는 부모의 자질과 자세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부모의 성품이 온화하고 자상하며 사랑이 넘치고, 아이의 심리적인 요구를 민감하게 잘 파악해 일관성 있게 반응을 해 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또 부모가 조화를 이루는 가정 분위기도 아이의 양육에서 좋은 토양으로 작용하게 된다. 부모가 아이를 바라보는 관점이나 양육에 대한 기준이 일치해야 아이가 안정된 분위기에서 자랄 수 있다.

다음으로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좋은 영양분인데, 이것은 부모가 말하고 행하면서 아이에게 전달하는 애정 표현과 적당한 훈육 그리고 좋은 습관 가르치기 등이 될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러한 토양과 영양분이 매일매일 좋은 상태로 제공돼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농사를 지을 때 귀찮다고 토양 관리를 소홀히 하거나, 한 달에 한 번씩만 물을 주어서는 안된다. 흥미가 있을 때는 며칠 몰아서 관심을 두다가 흥미가 떨어지면 며칠 쉬는 식으로 해서는 안 되는 것처럼 아이를 대하는 부모의 자세나 아이에게 쏟는 애정과 관심의 표현은 매일 매일 일정하게 전달해 줘야 한다.


또 하나 기억해야 할 것은 농사를 지을 때 농부가 주고 싶은 만큼이 아니라 새싹이 필요로 하는 만큼의 영양분이 제공돼야 한다는 것이다. 양육을 하다보면 때로는 ‘이 정도면 충분히 해 줄 만큼 해준것 아닌가’, ‘주말에 그만큼 많이 놀아줬으니 오늘 또 놀아달라고 하는 것은 잠깐 무시해도 된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겠지만, 부모가 생각하는 필요량과 아이의 관점에서 필요로 하는 양은 상대적으로 다를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농사일이 쉽고 편안하기만 할 수는 없다. 농사는 인내가 필요하다. 힘들고 어려운 때도 오고, 때로는 너무 귀찮거나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지만 그래도 열심히 해야 하는 것처럼, 우리가 사랑하는 아이들을 잘 키우려면 힘들고 어려운 고비를 이기고 매일매일 성실하게 농사의 법칙을 적용하면서 아이들을 기르다 보면 어느 새 훌륭하게 잘 성장한 아이의 모습에 뿌듯함을 경험할 시간이 올 것이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