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국부펀드 CIC, 은행지배 구조 흔드나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2010.07.06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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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투자 위해 대형 국영은행 지분 매각... 보유지분 가치 700억불

2000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운영하는 중국 국부펀드 중국투자공사(CIC)가 원활한 미국 투자를 위해 변화를 모색하고 나섰다.

6일 파이낸셜타임스는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CIC가 더 이상 뱅크오브차이나와 같은 중국내 대형 은행들의 보유 지분에 대해 더 이상 책임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CIC의 이 같은 움직임은 은행 지주 성격을 갖고 있는 CIC의 지분구조를 변화시키는 것과 마찬가지다.



CIC는 뱅크오브차이나를 비롯해 중국공상은행(ICBC)와 중국건설은행(CCB)의 최대 단일주주주로 국영기업인 중국후이진투자공사를 자회사로 갖고 있다. CIC가 후이진을 통해 중국의대형 은행을 지배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미국내 자산, 채권, 부동산 투자 등에서 제한을 받고 있는 CIC의 입지가 좀 더 자유로워질 전망이다.



그동안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등 미 금융당국은 중국은행의 돈세탁을 우려해 후이진과 CIC가 미 은행지주회사법을 따를 것을 요구해 왔기 때문이다.

CIC의 변화 모색으로 은행지분 매각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07년 CIC 설립당시 보유한 은행지분의 가치는 700억달러로 평가됐다. 그러나 CIC가 보유지분을 매각한다면 이에 대한 매각액을 받을지는 명확치 않은 상태다.


CIC가 지분 매각금액을 받는다면 조달할 수 있는 오버나이트 유동현금이 거의 배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큰손으로서의 CIC 영향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얘기인 셈.

이번 CIC의 은행 보유지분 매각안은 금융부문의 책임을 맡고 있는 왕치산 중국 부총리 주도로 이뤄졌다.

CIC 변화의 바람이 대형 국영은행 감독권을 놓고 오랫동안 주도권 싸움을 벌여온 재무부와 인민은행간 싸움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중국 금융시스템에 관한 책을 출간할 예정인 칼 월터와 프제이저 하우웨이는 “CIC의 설립자체가 국부펀드가 아닌 관료적 싸움이었다”고 밝혔다.

베이징의 관료들은 후이진이 CIC의 원동력이 될 수 있고 대형 국영 보험사를 포함해 금융그룹에 대한 정부의 지분보유 권한을 가져올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들은 또 후이진이 중국 내각인 국무원의 직접적인 통제를 받기를 원하고 있다.

한편 WSJ는 이번 변화가 대형 국영은행들의 막대한 배당금 통제 권한을 놓고 정치적 논쟁을 촉발시킬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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