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윤석금 회장의 고향사랑과 세종시 걱정

머니투데이 공주(충남)=김훈남 기자 2010.06.24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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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운동장 한켠에서 국밥, 돼지고기 수육, 막걸리 등을 준비하는 아낙네들의 손길이 분주하다. 농악대는 운동장을 돌며 흥겨운 가락을 쏟아내고 뛰어노는 아이들. 학교 정문 앞에는 솜사탕, 아이스크림, 장난감을 파는 노점상이 자리 잡았다.

24일 충남 공주 유구읍 유구초등학교에서 웅진코웨이 주최로 열린 '유구천 가꾸기 한마음 축제'는 기업행사라기 보단 초등학교 운동회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마을 사람들은 너나할 것 없이 학교운동장에 들러 한끼 식사를 해결하고는 행사2부로 마련된 노래자랑을 즐겼다.



이만의 환경부 장관, 안희정 충남도지사 당선자 등 외빈을 초대하고도 이런 형식의 행사를 마련한 이는 다름 아닌 윤석금 웅진 회장. 그는 "마을사람들이 어울리는 잔치가 더 좋지 않냐"며 '마을 잔치'를 마련한 경위를 설명했다.

윤 회장 역시 행사를 즐기는 모습이다. 정해진 행사가 끝나고 외빈들이 행사장을 떠난 뒤 윤 회장은 마을 사람들을 찾아 일일이 인사를 나누고는 자리에 남아 노래자랑을 지켜봤다. 자신의 고향이자 웅진그룹의 시작점인 공주에 진한 애착이 느껴진다.



"그때는 목욕탕 같은 시설이 없었으니까 유구천이 때 벗기는 곳이었지. 여름엔 멱도 감고…"

윤 회장은 웅진코웨이가 지난 2003년부터 수질개선작업에 뛰어든 유구천을 이같이 회상했다. 그가 환경개선을 통한 사회공헌활동으로 '유구천 살리기'를 택한 것도 기업의 발원지에 대한 수익 환원 차원인 셈이다.

웅진코웨이는 유구천 살리기 사업을 시작한 6년만에 3급수였던 수질을 1급수로 되돌려놓았다. 그 과정에서 환경부, 환경재단 등 정부, 사회단체 역시 수질개선 작업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윤석금 회장과 웅진의 노력이 빛을 보는 이날 언론의 관심은 유구천이 아닌 세종시에 집중됐다. 웅진그룹은 세종시 66만㎡ 부지에 9000억원을 투자키로 했으나 22일 '세종시 수정안'이 국회 국토해양위원회'에서 부결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윤 회장은 "걱정스럽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미 세종시 수정안에 맞춰 경영계획을 세워놓은 기업으로서는 세종시 문제 해결이 지연될수록 손해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그의 걱정은 이뿐만이 아닐 터다. 이날 윤 회장은 "기업이 가야 지역이 발전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며 자신과 기업의 고향 공주가 세종시 투자로 발전하길 바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세종시 문제가 당사자인 기업과 지역주민을 배제한 채 여야간 정쟁으로 번진 상황에서 웅진에너지 제3공장을 세종시에 마련하려던 윤석금 회장의 계획이 실현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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