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단체응원 '무료'…SBS 왜 마음바꿨나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2010.06.03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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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후원 '로고' 노출없으면 제한없어..문화부가 가이드라인 제시

상업적 목적이 아닌 남아공월드컵 길거리응원은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보장됐다. 호텔이나 음식점 등에서도 SBS (18,000원 ▼250 -1.37%)에 돈을 내지 않고 월드컵 경기를 방영할 수 있게 됐다.

3일 문화체육관광부가 월드컵 거리응원이나 호텔, 음식점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서의 비영리 목적의 월드컵 방영은 제한없이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문화부는 SBS가 길거리응원이나 음식점의 월드컵경기 방영에 대해 공공시청권료(PV)를 요구한 것과 관련 "대가없이 중계방송을 보여주는 것은 저작권자에게 별도의 허락없이 할 수 있도록 현행 저작권법에 보장돼 있다"고 밝혔다.

문화부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도 제시했다. 기업들이 후원하는 대규모 응원전의 경우는 사회환원 차원에서 전광판을 설치해 단순중계할 경우 SBS의 허락없이 할 수 있다. 단, 기업 로고를 전광판이나 응원도구에 노출시키는 경우에만 SBS와 사전협의해야 한다.



호텔이나 대형음식점, 식당은 별도의 대가를 받고 월드컵경기를 방영한다거나 월드컵 중계를 이용한 패키지 상품을 만드는 등의 상업 행위가 없다면, 손님들에게 중계방송을 무상으로 방영해도 된다.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친목단체들이 자체 마련하는 길거리응원도 마찬가지로, SBS의 사전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다.

문화부가 이같은 가이드라인을 정하자, 호텔이나 대형음식점에 PV요금을 요구했던 SBS도 종전 입장을 바꿔 돈을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길거리응원에 '돈'을 요구하는 SBS에 대한 국민의 비난여론이 거세진데다, 정부까지 나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며 압박한 데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앞서 SBS가 단체응원전에 돈을 요구했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대다수 국민들은 "길거리 응원까지 돈을 받느냐" "SBS가 국민들에게 폭리를 취하려 한다" "독점의 폐해"라며 거세게 비판했다. 여론에 밀린 SBS는 비상업적 길거리응원은 허용하겠다고 했지만, 불분명한 기준으로 혼란만 부추긴다는 비난을 받았다.


문화부는 "국민들이 길거리 응원이 가능한지 혼란을 겪고 있어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했다"며 "이번 월드컵이 국민들이 하나가 되어 즐기는 축제의 장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SBS관계자는 이에 대해 "국민들이 자유롭게 월드컵 중계를 즐길 수 있도록 처음부터 무료제공이 원칙이었다"며 "다만 PV권에 대한 공문은 상업적 이용에 대한 안내 차원이었을 뿐이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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