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월드컵 인터넷 중계료는 '고무줄'?

머니투데이 정현수 기자 2010.06.01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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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업체들에게 터무니없이 높은 중계료 요구…포털들 "울며겨자먹기 협상"

SBS (17,350원 ▼110 -0.63%)가 남아공 월드컵 단독중계를 앞세워 터무니없이 높은 인터넷 중계료를 요구한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 인터넷 중계를 계획했던 포털업체들은 높은 중계료에도 불구하고 '울며 겨자먹기'로 협상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다음 (40,100원 ▲100 +0.25%)은 평균 15억원 수준으로 SBS (17,350원 ▼110 -0.63%)와 월드컵 중계권 협상을 마무리했다. 지난 동계올림픽 때 인터넷 중계료가 4~5억원 가량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3배 늘어난 금액이다.



물론 월드컵에 대한 전국민의 관심이 동계올림픽보다 높다는 점에서 중계료가 높아지는 것은 어느 정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월드컵 독점 중계권을 가진 SBS는 당초 이보다 훨씬 많은 중계료를 포털들에 요구해 '중계료 장사'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이 같은 상황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SBS가 남아공 월드컵 중계권을 6400만달러에 단독으로 확보하면서 인터넷 중계에 높은 중계료를 부과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가장 많은 사용자를 보유한 네이버에서는 당초 월드컵 인터넷 중계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비판 여론이 일자 SBS는 처음 제시했던 중계료보다 낮은 금액에서 포털업체들과 인터넷 중계 협상을 진행했지만, 최종 낙찰된 금액 또한 역대 인터넷 중계 역사상 가장 높은 금액에서 책정됐다. 실제로 현재 협상이 진행 중인 네이트와 아프리카TV까지 중계에 나설 경우 이번 월드컵의 인터넷 중계료는 50억원 가량으로 늘어난다.

지난 2006년 독일 월드컵을 단독으로 중계했던 다음의 경우 마케팅 비용을 포함한 중계료로 30억원을 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음이 현지 부스를 설치하는 등 상당한 마케팅 비용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이 중 중계료가 차지하는 부분은 크지 않다.

문제는 SBS의 중계료 장사에 사용자들의 불편이 가중될 수 있다는 점이다. 포털업체들은 높아진 인터넷 중계료 때문이라도 광고를 집중 편성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2006년 월드컵 인터넷 중계를 진행했던 다음의 경우 중계에 앞서 10초 분량의 광고를 최대 5개까지 노출해 사용자들의 원성을 샀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이번 월드컵의 경우 한국 시간으로 밤 시간대에 경기가 펼쳐져 인터넷 중계에 대한 수요가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국가적인 이벤트에 소홀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 포털업체들이 SBS의 무리한 요구를 수용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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