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씨 일가 간첩단 사건' 피해자, 국가상대 296억 손배소

머니투데이 배준희 기자 2010.05.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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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씨 일가 간첩단 사건' 피해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수백억원대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25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이모씨 등 39명은 "27년 동안 일가족이 간첩 누명을 쓰고 살아온 것에 대한 정신·신체적 피해를 보상하라"며 국가를 상대로 296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이씨 등은 소장에서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와 검찰의 가혹한 수사가 일가족을 간첩으로 몰았다" 며"지난 30년 동안 간첩이라는 멍에를 짊어지고 고통스럽게 살아온 것에 대해 보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씨 일가 간첩단 사건은 한국전쟁 당시 월북한 송모씨가 1960년에 남한으로 내려와 친인척 등을 만나고 북한으로 돌아간 사실이 1961년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시작됐다.

안기부는 1982년 3월 송씨의 친인척 8명을 체포해 불법구금하면서 수사를 진행했고 1·2심 재판부는 안기부의 가혹행위로 허위 자백한 진술을 근거로 이들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대법원은 그러나 '피의자 신문조서를 제외한 나머지는 정황 증거에 불과하다'며 사건을 원심 재판부로 돌려보냈지만 서울고법이 다시 유죄를 선고해 재상고심이 열리는 등 무려 7차례의 '핑퐁 재판'을 걸친 끝에 1984년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이에 대해 국가정보원 과거사 진실규명위원회는 사건 발생 25년 만인 2007년 10월 "안기부가 대법관 인사 등을 대가로 재판에 개입했고 법원이 이에 적극 협력했다"고 폭로, 논란은 다시 시작됐다. 이후 법원은 지난해 2월 "당시 안기부가 불법 감금한 상태에서 수사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재심을 결정했으며 같은 해 8월 송씨 일가족 8명은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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