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장에 40% 수익 "만도로 갈아타길 잘했네"

머니투데이 강미선 기자 2010.05.19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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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만도 '희비'…개인들 삼성생명 순매도 전환

"만도로 갈아타길 잘했어요."

서울 청담동에 거주하는 50대 주부 A씨는 19일 오후 거래 증권사 지점 직원에게 전화를 걸어 고맙다는 인사를 건넸다. 청약으로 받은 삼성생명 주식을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9% 수익률에 팔고, 직원의 권유로 만도 청약에 목돈을 투자했기 때문이다.

이날 증시에 데뷔한 만도는 장중 상한가까지 치솟으면서 A씨는 급락장에서도 절로 웃음이 났다. 삼성생명 매도수익률과 이날 만도의 평가수익률을 더하면 40%가 넘는 수익을 냈다.



10년 만에 상장한 만도와 청약 광풍 속에 일주일전 상장한 삼성생명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이날 만도는 공모가(8만3000원)보다 16.87% 높은 주당 9만7000원에 거래를 시작해 상한가까지 올랐다. 외국인은 575억원 순매도했지만 개인이 498억원, 기관이 47억원 각각 순매수하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반면 삼성생명은 공모가(11만원) 회복 하루만에 다시 공모가를 내주며 상장 이후 일주일간 부진한 모습이다. 외국인 매도세도 계속됐고 전일까지 순매수에 나섰던 개인도 이날 24억원 순매도로 '변심'했다.

삼성생명 공모주 투자자 B씨는 "삼성생명을 살 게 아니라 만도를 샀어야했다"며 "삼성생명에 너도나도 관심이 많아 무심코 청약했었는데 지금 주가나 증시 상황을 보니 금방 오르기도 힘들 것 같고 지금이라도 팔아야 되나 고민"이라고 말했다.

증시전문가들은 시중 부동자금이 삼성생명과 만도에 한꺼번에 몰리며 청약 등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두 회사의 공모가 수준이 달랐던 데다 업종도 상이해 주가 흐름이 대조적으로 가는 것으로 분석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두 종목의 공모가 산정이 차이를 보였다"며 "만도는 자동차 부품주 가운데 가장 경쟁력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다른 중소형 부품주 수준의 밸류에이션을 적용 받았다"고 말했다. 반면 "삼성생명은 다른 보험주보다 2~3배 높은 공모가가 형성된 게 '원죄'"라고 지적했다. 보험주를 살 생각이라면 투자자는 삼성생명보다는 가격이 싼 다른 보험주를 살 것이라는 얘기다.

유럽발 재정위기 확산으로 금융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공모가 산정 당시 보다 얼어붙었다는 점도 삼성생명 주가 부진의 요인으로 꼽힌다.



증권사들의 목표가 열기도 다르다. 삼성생명은 상장작업에 참여했던 증권사들이 규정상 투자의견을 내지 못해 분석 보고서가 적은 데다 목표주가를 제시한 곳은 단 3곳에 불과하다. 목표가는 12만5000~13만원 수준으로 공모가(11만원) 대비 수익률이 높지 않다. 생명보험사들이 상장된 게 얼마 되지 않아 분석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면 제조업체인 만도는 이미 상장 전부터 12만~13만원대의 증권사 목표주가가 설정됐다. 현대차그룹의 점유율 확대에 따른 수혜, 매출처 다변화 등을 통해 글로벌 부품업체로 성장성이 크다는 전망에서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만도는 대표적인 주도주 업종으로 성장성이 큰 종목이지만 삼성생명은 시총 비중이 큰 무거운 주식"이라며 "두 종목의 성향이 달라 투자기간이나 기대수익률이 다르다"고 말했다.



하지만 만도가 이날 공모가 대비 34%나 급등하면서 향후 차익실현 매물로 주가가 불안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신영민 신한금융투자 인천 연수지점 대리는 "오늘 만도가 급등하면서 다른 자동차 부품관련주에 대한 문의가 많았다"며 "만도는 너무 올라 지금 들어가기 부담스럽고, 삼성생명 상장이후 주가하락에 실망해서 신규종목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투자자들이 많다"고 전했다.

이날 만도 상장과 맞물려 자동차 부품주, 타이어 등 자동차 관련주들도 개인 매수 속에 동반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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