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유가족들, "희생 용사들 잊지 말아 달라"

머니투데이 양영권 기자 2010.05.10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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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에 편지…"백령도 방문, 영결식 참석 모습에 감동과 감사"

"천안함에서 희생된 46용사와, 아들·남편·형제를 잃은 아픔을 평생토록 품고 살아야 하는 유족들을 결코 잊지 말아 주십시오."

천안함 사고 희생자 유가족들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 정부에서 희생자들을 예우한 것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특히 유가족들은 "용사들의 희생이 잊혀지지 않고 국민의 교훈으로 남았으면 좋겠다"면서 이번 사고를 계기로 해군이 더욱 발전하고 국민들은 안보 의식을 강화해줄 것을 당부했다.

유가족들은 편지에서 이 대통령이 3월30일 사고 현장인 백령도를 직접 방문하고 지난달 29일 천안함 희생자 영결식에서 장병 한사람 한사람에게 직접 훈장을 추서한 사실을 언급하며 "저희 가족 일동은 감동과 함께 다시 한번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또 "대통령이 해군과 정부를 믿고 모든 안타까움을 접어야 했던 저희 가족들에게 면면을 보듬어 주셨다"며 "변함 없는 관심과 지원을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유가족들은 "해군 2함대 사령부와 모든 해군 장병들이 이번 일로 크게 낙심해 용맹한 필승의 기상을 잃지나 않을까 내심 걱정을 하고 있다"며 "이번 사건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더욱 분발해 보다 강하고 튼튼한 대양해군으로 발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민들에게도 "저희 가족들에게 보내주신 따뜻한 위로와 격려, 관심과 성원을 한 곳으로 모아 국가 안보의 소중함을 깨닫고 굳건한 반석 위에 이전보다 더 강한 대한민국으로 거듭나는 계기로 승화시켜 나갈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편지에는 아직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유가족의 아픔이 그대로 드러났다.

유가족들은 "돌이켜 보면 지난 시간은 숨쉬기도 버거울 정도로 힘들고 아픈 선택의 연속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살을 깎아내고 뼈를 갈아내는 심정으로 구조 작업을 포기하고, 귀환한 장병들의 시신을 수습하기도 전에 장례를 결정하고, 끝내 돌아오지 못한 장병들은 빈 관에 옷가지를 넣어 46명을 함께 떠나보내는 결정이 이어졌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금 저희 가족들 중에는 정량 이상의 수면제로도 잠을 청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다"고도 덧붙였다.



이 편지는 천안함 전사자협의회 대표인 나재봉, 이정국씨가 지난 7일 정정길 대통령실장을 만나 전달했다.

이들은 편지를 전달하면서 "46 용사의 희생이 시간이 흘러 잊혀지는 사건이 아니라 국민이 기억하는 교훈으로 남았으면 좋겠다"면서 "천안함 사태가 관계자에 대한 질책보다는 시스템을 개선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합동조사단에 유가족 대표가 적극적인 참여 하지 않은 것은 자체적인 제한 사항도 있었지만 합조단을 믿겠다는 의미였다"면서 "향후 합조단 조사 발표 때에는 충분한 발표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정 실장은 "어려운 고비 때마다 유가족 여러분께서 결단을 내려준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 "조사 결과는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발표할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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