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잠 못 자고 칭얼대는 아이

이서경한서중앙병원장(소아정신과 전문의) 2010.05.08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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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경의 행복한아이 프로젝트]

[건강칼럼]잠 못 자고 칭얼대는 아이


6살 유나(가명)는 밤에 잠을 못 자겠다고 호소했다. 새벽 1시까지도 “잠이 안 온다”면서 칭얼거리고 부모와 함께 놀아달라고 떼를 쓰며 잠을 안 자려는 문제로 내원했다.

밤에 늦게 자다보니 가족이나 유나나 모두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어지고 낮에는 유치원에서 졸기 일쑤였고, 밤잠을 설친 부모도 짜증이나 신경질이 많아졌다. 부모와 함께 자기도 했지만 잠자리에 누워서 계속 엄마를 부르며 엄마가 자는지 안 자는지를 확인한다고 했다.



주로 만 3세 이후가 되면 밤에 잠자는 것이 잘 정착이 되지만, 어떤 경우에는 초기 아동기까지 이런 문제가 지속되기도 한다. 6~10세 사이에서는 전체 아동의 28.5%, 10~13세 사이에서는 10-23% 정도에서 잠들기 어려워하는 문제가 나타난다고 한다.

밤에 잠이 드는데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다. 어릴 때 가족과의 이별 등으로 분리에 대한 경험이 있는 아이들은 잠을 누군가와의 이별로 받아들여 잠들기를 회피하는 경우가 있다. 또는 가족이 갈등이 많거나, 우울증이 있는 경우에도 이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가 있거나 기면증 등의 문제가 있는 경우에도 수면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특별한 정신적인 문제가 없는 경우에도 아이가 잠들기 싫어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특히 부모가 늦게까지 잠을 자지 않고 텔레비전을 보거나 하는 등 잠을 안자는 것에 대한 긍정적 강화반응이 있는 경우에 이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또 4-12세에서의 많은 아동들은 밤에 대한 공포를 갖고 있는 경우가 있다. 잠이 든다는 것을 죽음과 혼동할 수도 있으며, 본인이 자러 들어가는 것을 거부할 뿐 아니라 심지어 다른 가족들도 잠들지 못하도록 하려는 모습이 보인다. 이런 경우에는 단기적인 심리치료를 통해서 죽음의 개념을 명료화시켜 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한다.

아이가 낮에 마시는 음료 중에 카페인이 많이 함유되어 있는 탄산음료 등이 과잉섭취 되지는 않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부모는 불안한 마음에 아이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아이의 의견을 지나치게 들어주거나 밤에 자주 확인을 하게 되는데 이것이 오히려 아이의 수면을 방해하기도 한다. 낮 동안에 아이가 생활이나 또래 관계를 잘 이루는지를 살펴보고, 잠자리에 드는 시간, 낮잠 등의 수면시간, 잠과 연관이 될 만한 일 등 수면일지를 꾸준하게 써서 체크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수면일지를 쓰다 보면 부모가 아이를 체계적으로 관찰하면서 아이에 대한 이해와 애착이 향상될 수 있고 미처 몰랐던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다. 주간 활동이 불규칙한 아이는 낮잠을 포함한 주간 일과를 규칙적으로 만들어주는 것이 수면이 도움이 된다.

건강한 수면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바람직하며 책을 읽어주거나 이야기를 들려주거나 같은 노래를 듣는 등의 잠자리에서의 새로운 습관을 만들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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