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종결? 한·일 통화스와프 종료

머니투데이 송정훈 기자 2010.04.30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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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 유동성 뚜렷한 회복세, 시장 불안 심리 해소

우리나라가 미국에 이어 이달 말 일본과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예정대로 끝내기로 했다.

외화 유동성 사정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시장의 불안 심리 해소에도 기여 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다만 향후 금융위기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대비책 마련 필요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한·일 통화스와프 계약 종료는 국내 외화 유동성이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회복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장에서도 이미 지난 2월 한ㆍ미 통화스와프 계약이 연장되지 않으면서 한ㆍ일 통화스와프 계약 종료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였다.



한국의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CDS(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은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08년 12월 말 3.16%에서 지난 3월 말 0.81%수준으로 크게 떨어졌다.

원화와 달러를 교환할 때 원화에 부과하는 가산 금리인 스와프베이시스도 같은기간 무려 3.05%에서 1.05%로 3배 가까이 하락했다. 외화 자금 조달 여건이 크게 개선된 것이다. 외화 유동성 개선은 국내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주식이나 채권 등으로 외국인 투자자금이 대거 유입된 게 주된 요인이다.



금융시장의 막연한 불안 심리를 해소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한국은행이 그 동안 한ㆍ일 통화스와프 계약 이후 엔화 자금을 한 차례도 사용하지 않았지만 시장에 외화유동성 위기가 끝났다는 확실한 시그널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김중수 한은 총재도 지난 1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우리만 통화스와프 계약을 연장하면 위기가 끝나지 않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당초 통화스와프 체결 배경은 국내에 달러 부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한ㆍ일 통화스와프는 금융시장을 심리적으로 안정시키는 일종의 금융 안전판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비슷한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하지만 단기외채 규제 등의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진단은 비슷하지만 처방전에서 약간의 차이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단기외채는 국내 금융시장 불안의 주범이었다.
대규모 단기외채의 상환 요구가 거세지면서 일시적으로 외화 유동성이 악화된 것.

대규모 단기외채의 규제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는 것도 이러한 인식에 근거한다. 최근 국내에서는 기획재정부의 부인에도 불구 외국계은행 국내지점의 단기외채 규제 제도가 도입될 것이라는 관측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전체 단기외채는 1499억6000만 달러로 2008년 말 1498억9400만 달러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전효찬 수석연구원은 "최근 외화유동성 부족 현상이 상당히 완화됐고 엔화는 다른 통화와 달리 외화유동성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낮다"며 "하지만 단기외채의 총량적인 규제나 미국은 물론 일본과도 사전 공조 체제를 구축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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