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왜 바람을 피우는 걸까?

데일리웨프 제공 2010.04.23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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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칼럼-오동재 박사의 남과 여 2. 바람피우는 생물학적 이유

남자는 왜 바람을 피우는 걸까?


나에게 하소연을 하던 은영씨는 울먹이며 물어본다. “도대체 왜 남자들은 바람을 피는 거에요?”

은영씨는 결혼한 지 6년 차 되는 전업주부이다. 연애할 때는 죽자 사자 따라다니면 자신을 천사처럼 숭배하던 남편이 1년 전부터 같이 근무하는 여직원과 야한 내용의 문자를 주고 받는 것을 받고 충격을 받았다. 은영씨는 남편이 그렇게 달라질 줄은 꿈에도 생각 못 했었다.

은영씨는 결혼하면서 다니던 직장도 그만 두고 남편 뒷바라지와 애 키우는데 전념을 다했는데…. 배신감과 분노로 견딜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남 보기 창피해서 떠들고 다닐 수도 없고, 혼자서는 견디기 힘들었다. 결국 정신과를 찾아와 그 동안 쌓였던 한을 털어버리고, 남편의 심리를 알고 싶다는 뜻으로 나에게 질문을 던졌다.



남자를 바람을 피우는 생물학적 이유는 자신의 유전자를 가능하면 많이 퍼트리고 싶어서이다. 사실 모든 동물의 수컷들도 가능하면 짝짓기를 많이 해서 자신의 유전자를 갖고 있는 후손을 생산하고 싶어한다. 인간은 동물과 다르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인간은 영혼이 있는 고귀한 존재인데 어떻게 동물과 비교할 수 있겠느냐고 반론을 재기할 수도 있다. 그러나 과학자들 눈으로 볼 때는 인간도 하나의 동물일 뿐이다. ‘이기적 유전자’를 쓴 리차드 도킨스는 우리는 자신의 유전자를 재생산하는 것에 지배를 받고 있다고 했다. 즉 우리의 삶의 목적도 결국은 가능하면 자신의 유전자를 재생산 행위를 통해서 세상에 많이 남겨 놓는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남자들은 시도 때도 없이 섹스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이다. 20~30대 남자의 85%가 약 52초마다 한 번씩 섹스를 생각한다고 한다. 틈만 나면 새로운 상대와 짝짓기를 하고 싶은 것이 남자의 본능이다. 살아 있는 동안 가능한 자신의 유전자를 많이 퍼트려 후손을 통해 영생을 누리고 싶어한다.

특히 유전적으로 훌륭한 똑똑하고, 성격 좋고, 예쁘고, 날씬한 여자를 보면 정신을 못 차린다. 이런 여자가 옆에 있으면 남자의 마음속에는 섹스하고 싶다는 생각이 쏟아 오른다. 당신은 그런 생각을 전혀 안 하는 성인군자라고 화를 낼 수도 있다. 성인군자는 의식적으로 그런 생각을 억압하고 있기 때문에 마치 그런 욕구가 없는 것 같을 뿐이다.

무의식적으로는 섹시한 여자를 만나면 씨를 뿌리고 싶은 욕구가 발동한다. 그래서 남자들은 예쁜 여자에게 친절하다. 혹시 자신의 정자를 받아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 예쁜 여자에게 호감을 드러내는 것이다. 예쁜 여자 앞에 가면 몸이 굳어지고 말도 안 나오는 남자는 자신의 유전자에 대해서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여자도 질 좋은 유전자를 만나면 자신의 유전자와 섞고 싶어한다. 품질이 우수한 유전자를 갖고 있다면 여자에게 자신 있게 접근해도 괜찮다. 품질 좋은 유전자란 시대의 요구에 따라 그 기준이 달라진다. 힘이 지배하는 원시시대에는 체격이 좋고, 건강한 유전자가 A급일 것이고, 요즘과 같이 머리가 좋아야 성공하는 시대에는 머리가 좋은 유전자를 자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머리만 좋아도 건강이 나쁘면 소용이 없고, 체격이 아무리 좋아도 성격이 나빠 부족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한다면 소용이 없을 것이다. 지능과 체력, 건강, 성격, 외모 등 그 시대 요구에 가장 적합한 배합이 들어있는 유전자가 특급의 유전자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자신의 유전자가 우수하다는 자부심이 있을수록 바람을 많이 피울 수 있다. 미국 배우 부르스 윌리스가 ‘자신과 같은 우수한 유전자를 갖고 있는 사람이 어떻게 바람을 안 피울 수 있겠는가’ 라고 떠들고 다닌 적도 있다.

세상이 불안해도 외도가 증가한다. 아프리카와 같이 기아와 AIDS, 내전 등으로 내일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나라일수록 출산률이 높다. 이런 나라에서는 미래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자신의 유전자를 갖고 있는 아이가 생존할지 의문이다. 이런 환경에서는 여자들도 협조하여 가능하면 많은 아이를 생산하여 자신의 유전자를 남길 확률을 높이려는 것이다.

반면 사회보장제도가 잘 되어 있고, 출산 보조금까지 나오는 선진국에서는 애를 낳지 않으려고 해서 난리이다. 이런 국가에서는 이 이론이 맞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인간은 동물적인 본능과 함께 이성이 같이 있다. 적게 낳아도 생존율이 높은 안정된 사회에서는 아기를 키우기 위해 투자해야 될 것이 너무 많다는 사실 때문에 아기를 덜 낳으려고 한다.

인간의 아기는 성인이 될 때까지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거의 20년 동안을 돌봐줘야 된다. 우리의 본능 속에 자신의 유전자를 많이 퍼뜨려야 된다는 사명이 있다. 그렇지만 그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는 개체가 끝까지 생존해야 의미가 있다. 마구잡이로 애를 낳아서 제대로 생존하지 못 하는 경우보다는 사회에서 성공하여 더 질 좋은 유전자와 짝을 짓고, 더 많은 손자를 남기게 되는 것이 안정된 사회에서는 이득이기 때문에 출산을 자제하는 것이다.

즉 선진국에서는 후손을 생산하는데 양이 아니라 질로 승부하려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들이 외도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출산만 하지 않을 뿐이지 후손을 많이 퍼트리고 싶다는 본능은 계속 남아 있다.

아무리 출산율이 낮은 국가에서도 성적으로는 매우 왕성하다. 외도를 비윤리적 행위나 범법행위로 규정하고 있는 나라에서는 포르노 등 유사 성행위가 성행한다. 즉 그런 여건에서는 씨를 많이 퍼트리고 싶어하는 남성의 욕구를 음란물을 보면서 대리 만족하고 있다.

그러면 여자는 외도를 하지 않느냐? 여자도 남자와 똑같이 자신의 유전자를 확산시킬 사명이 있지 않느냐? 그런데 왜 여자는 외도를 하지 않느냐고 질문할 수도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여성도 외도를 한다. 그리고 외도에 대한 욕구가 있다. 물론 남성만큼 충동적이지 않다.

여성의 외도는 남성의 욕구처럼 다다익선(多多益善)보다는 정말로 좋은 명품을 한두 개 보유하고 싶어 하는 욕구와 같다. 여성은 외도로 인해 치르는 대가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여자가 외도 대상을 선택하는 것을 명품을 선택하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원시시대를 상상해보자.

여성이 성관계를 해서 임신을 하게 되면 임신하는 기간 동안 다른 사람의 보살핌이 필요하다. 애가 태어나도 애가 3-4살이 될 때까지도 애를 돌보느라 혼자서 먹을 것을 구할 수가 없다. 또한 헤픈 여자로 낙인이 찍히면 남성으로부터 인기가 급격히 떨어진다.

남자들이 헤픈 여자를 싫어하는 이유는 자신의 유전자가 아닌 다른 놈의 유전자를 갖고 있는 아이를 부양하는 손해를 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유전자 감식이 생기기 전에는 지금 아이가 정말로 자기 자식인지 확인한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성적으로 문란한 여자는 남의 아이를 낳은 확률이 높기 때문에 남자들이 싫어한다.

미국에서 유전병 연구를 위해서 부모와 아이의 유전 검사를 했었는데 10%정도나 남편의 유전자와 다른 아이가 있었다. 즉 남편 몰래 외도를 통해 낳은 아이가 10%정도나 된다는 이야기다. 미국에 1953년도 킨제이가 연구한 결과도 여성의 절반 정도가 결혼했을 때 처녀가 아니었고, 25%가 혼외 정사의 경험이 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우리나라 연구에서 보여지듯 여성은 남성의 외도에 비하면 1/4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즉 남자는 태생적으로 바람을 피우게끔 되어있다.

도움말 미소의원 오동재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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