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홈페이지 항의 폭주…"월급 주기 싫다"

뉴시스 2010.04.21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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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 홈페이지 항의 폭주…"월급 주기 싫다"


MBC PD수첩의 '검사와 스폰서' 편이 방송된 이후 검찰 홈페이지에 누리꾼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서버가 다운되는 등 검찰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검찰청 홈페이지 '국민의 소리' 코너는 21일 오전 한꺼번에 몰린 누리꾼들로 인해 계속 홈페이지가 다운되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접속이 폭주하는 와중에도 하나의 의견에 수백건의 조회수가 기록되고, 백여건이 넘는 글이 지속적으로 올라오는 등 검찰 비난 수위는 계속 높아지고 있다.

'국민의 소리' 코너에 게시된 글을 살펴보면 검찰의 입장을 옹호하거나 동정하는 의견은 거의 없으며, 방송에 비춰진 검찰의 행태를 비난하는 글이 대다수를 이루고 있다.



특히 일부 누리꾼들은 "내가 낸 세금으로 비리 검사 월급 주기 싫다", "검찰청사 지하에 요정을 차려라", "욕밖에 안나온다"며 검찰을 강도높게 비판하는 글을 올리면서 이번 사건에 대한 격앙된 감정을 드러냈다.

누리꾼 최모씨는 "항상 국민에게 웃음을 줘 감사하다. 낮에도 일하는데 밤에도 룸살롱 가서 일(?)하느라 고생이 많다. 정말 나라의 격이 확 올라갈 것 같다"며 방송에 공개된 일부 검사들의 행태를 비꼬아 비판했다.

누리꾼 S씨는 전날 방송에서 A지검장이 취재하던 PD에게 협박에 가까운 단어를 사용한 것과 관련, "(검찰이) PD에게도 그리 협박하는데 민초들이야 무서워서 어디 대화가 되겠냐"며 "(대검 홈페이지에 있는) 검사장과 대화는 현실성이 없어 보인다. 창을 치워 주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누리꾼 주모씨도 "법과 관련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다른 누구보다 더 도덕적이고 깨끗한 사람이어야 한다"며 "그런데 현실은 보통 서민들 보다 더 악질인 것 같다. (이 사건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두 눈 뜨고 꼭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검찰의 반성이 이뤄지길 기원하는 글도 올라왔다. 누리꾼 G씨는 "눈 내린 들판 걸어갈제 함부로 걷지 말지어라. 오늘 남긴 내 발자국은 뒷사람의 길이 되리니"라는 시 구절을 인용하면서 "검사들도 이 땅에 사랑하는 가족들이 있고 자녀들이 있을텐데 이 나라를 좋으 나라로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은 갖고 있는지 (의문이다) 이번 일이 검찰 내의 변화에 좋은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준규 검찰총장은 이날 '검사와 스폰서'편과 보도와 관련, "보도된 주장이 사실이라면 검찰로서는 창피하고 부끄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대검찰청은 위원장과 전체 구성원 2/3 이상을 민간인으로 하는 진상규명위원회를 구성하고, 산하에 채동욱 대전고검장을 단장으로 하는 조사단을 꾸려 가동할 계획이다.

앞서 MBC 'PD수첩'은 방송을 통해 건설업자 정모씨의 '상납 일지'를 폭로했으며, 이 과정에서 현직 검사장 2명 등 일부 검사들의 실명까지 거론하는 등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방송에 따르면 정씨는 1984년부터 지난해까지 25년간 부산·경남 지역에서 현직 A지검장과 B검사장 등 전·현직 검사들에게 각종 회식비를 지원하고, 정기적으로 용돈을 상납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몇몇 검사들의 경우 술자리에 이어 성접대까지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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