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랍 '삼호드림호' 사태 장기화 우려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2010.04.05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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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말리아 해적 '몸값흥정' 선호…청해부대 차단 작전 가능성 낮아

정부는 5일 한국 유조선 '삼호드림호'가 소말리아 해적에 피랍된 사건과 관련해 해군 청해부대(충무공 이순신함)을 사고 해역에 급파하는 등 즉각적인 대응에 나섰다. 그러나 소말리아 해적에 의한 피랍사건 전례에 비춰볼 때 사태의 장기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006년 이후 한국 선사 소유 선박 또는 한국 선원 탑승 선박이 소말리아 해적에 의해 습격을 받거나 납치된 건수는 7건이다.



2007년에는 원양어선 '마부노 1, 2'호가 납치돼 한국인 4명을 포함한 선원들이 무려 174일이나 붙잡혀 억류됐다. 앞서 2006년에도 '동원호'가 납치돼 한국인 선원 8명이 117일 동안 붙잡혀 있었다. 2008년 9월과 11월에도 '브라이트 루비호'와 한국인 5명이 탄 일본 국적선이 피랍돼 각각 37일과 90일 만에 석방됐다.

이처럼 피랍 사태가 장기화 되는 이유는 해적들이 화물 약탈보다는 선원을 인질로 삼아 몸값을 요구하는 데 목적을 두기 때문이다.



국제해사국(IMB)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소말리아 해적의 선박 공견 건수는 170여 건으로 이 중 40여 척이 나포됐다. 해적문제 전문가들은 이들의 몸값으로 지불된 돈이 "최대 1억 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때문에 해적들은 소형 화물선이나 소형 어선을 약탈하기 보다는 한국과 일본,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대형 컨테이너 선박이나 유조선, 유람선 등을 나포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사태 장기화를 막기 위한 청해부대의 추적 작전도 여의치 않아 보인다. 외교부 관계자는 "청해부대가 피랍 해역으로 이동하고 있고 미국 등 연합 함대와 협조해 추적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적이 근거지로 숨어들기 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앞서 청해부대는 지난해 5월 이집트에서 인도로 향하던 중 해적의 공격을 받은 북한 화물선 '다박솔호'를 추적, 해적을 퇴치한 전력이 있다.

그러나 정부 관계자는 "사고 해역이 청해부대 주둔지로부터 1500km가 떨어진 곳"이라며 "최고 속도를 내도 하루 이상 달려야 하는 거리"라고 설명했다.



또 조기에 사고 해역에 도착하더라도 해적의 항로 및 근거지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도 문제다. 한 정부 관계자는 "유조선보다 청해부대가 빠르다고 추적할 수 있다는 것은 지나치게 산술적인 판단"이라며 작전 성공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한편 외교통상부는 "피랍 이후 해적으로부터의 연락이 없었다"고 밝혔다. 삼호드림호의 선사인 삼호해운도 이 날 오전 부산 중구 본사에서 가진 언론 브리핑에서 "현재 선장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선원들의 안전 여부와 무장단체의 요구사항 등에 대해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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