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보금자리]광명·항동 등 후보지 가보니…

머니투데이 송충현 기자 2010.03.31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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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지정 소문 돌아…서울 접근성 떨어지는 점도 한계

"보금자리지구로 선정된다는 소문이 지난해부터 돌았어요. 그런데 부동산 경기가 침체돼 있어서인지 잠잠하기만 하네요. 이번에 공식 발표됐으니 분위기가 좀 달라질까요."

31일 3차 보금자리주택지구 후보지로 선정된 서울 구로구 항동과 경기 광명·시흥 일대는 다소 한산했다.



이들 지역은 대부분 그린벨트 해제지여서 주변엔 논, 밭 등이 펼쳐져 있다. 대단위 아파트나 주택, 상가 등은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구로구 항동의 T중개업소 관계자는 "항동은 지난해 보금자리 시범지구 발표된 직후부터 추가 후보지로 거론돼 왔다"며 "이미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는 재료인 만큼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항동은 땅값이 비싸 추가 상승 여력이 없는데다 다른 후보지에 비해 주택면적이 작아 투자 메리트가 없다는 해석도 있다. 항동 G중개업소 관계자는 "항동의 대지는 3.3㎡당 600만~700만원, 농경지는 200만~300만원선"이라며 "보상가 등을 계산해보면 지금 땅을 사서 시세차익을 얻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항동지구의 주택 면적은 67만여㎡에 불과해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될 지 의문"이라며 "가격이나 개발규모 면에서 항동은 투자자들이 매력을 느낄만한 지구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 서울 구로구 항동의 보금자리주택 예정지 모습. 대부분이 논과 밭으로 이뤄져 있다.↑ 서울 구로구 항동의 보금자리주택 예정지 모습. 대부분이 논과 밭으로 이뤄져 있다.


3차 지구 중 가장 면적이 넓은 광명 시흥지구(1736만7000㎡)도 상황이 비슷했다.
광명 시흥의 전체 부지 중 90%가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어 분위기가 썰렁했다.


광명시 노온사동 H중개업소 관계자는 "보금자리지구 땅은 6개월간 주민등록주소를 옮겨 놓아야 거래를 할 수 있는 그린벨트가 대부분"이라며 "기존 원주민이라면 몰라도 외지인이 투자용으로 땅을 사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앞서 발표된 시범지구나 2차지구와 달리 서울 강남권 지구가 없는데다 생활기반이 좋지 않은 수도권 외곽인 점도 3차 지구의 한계라는 해석도 있다.

항동 B중개업소 관계자는 "기존 보금자리지구는 강남과 가깝지만 3차 지구는 강남과 멀고 생활편의시설도 부족하다"며 "후보지 선정 소식에도 투자 문의 없이 조용하다"고 말했다.

시흥 M중개업소 관계자도 "시흥은 평소 토지 거래가 거의 없는 지역"이라며 "보금자리지구 개발 소식에도 땅값이나 매수세에 변화가 없다"고 전했다.

보금자리지구가 들어서기엔 땅값이 다소 비싸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항동 D중개업소 관계자는 "보금자리주택 예정지 바로 앞에 있는 서울수목원현대아파트 84㎡(이하 전용면적)가 3억5000만원선"이라며 "항동의 보금자리 분양가가 이 가격의 70~80% 수준인 2억5000만원에 달하면 누가 신청하겠냐"고 되물었다.

광명 C중개업소 관계자는 "광명동 일대 전용 84㎡ 아파트값은 3억5000만~3억7000만원선으로 보금자리는 2억~3억원선에 공급될 것"이라며 "솔직히 2억~3억원씩 들여 수도권 외곽 보금자리를 분양받겠다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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