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놈 하나 없다(?)"

이해익 리즈경영컨설팅 대표컨설턴트 2010.03.19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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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에세이]가장 뛰어난 임금은 그가 있음조차 알지 못한다

"믿을 놈 하나 없다(?)"


토요타 창업자의 손자 토요타 아키노는 기대를 모으며 유난스레 최고경영자(CEO)에 등극했다. 하지만 요즘은 죽을 맛일 게다. '품질의 토요타'라는 신화가 여지없이 깨졌기 때문이다. 바로 리콜사태 때문이다. 일본 전문가조차 그의 리더십을 비판하고 있다. 얼마 전 한 주간지에 실린 변호사의 정치논평이다.

"나는 전방 사단에 근무할 때 사단장실에 들어가 보았다. 졸병으로 있다면야 엄두도 내지 못할 일이었다. 하지만 장교로 있다가 참모가 휴가를 가는 바람에 대신 들어가 볼 수 있었다. 간단한 결재를 받고 사단장실의 탁자를 보았다. 참모회의를 할 때는 15개나 되는 탁자가 꽉 들어찬다. 그러나 모든 회의를 마치고 이제는 비어 있는 탁자를 보면서 사단장이 외로울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회의에 참석했던 연대장과 인사·작전·군수·경리·법무·헌병 참모들이 사단장 앞에서는 군기가 바짝 들어서 눈을 빛내고 있었을 것이다. 사단장의 질문에는 막힘이 없이 대답했을 것이다. 북한의 동향에 대해서도 보고했을 것이고 군부대의 기강도 문제가 없으며 장병들의 사기는 하늘을 찌를 듯하다면서 과장된 몸짓을 했을 것이다.



◇나설 때와 나서지 않을 때를 알아야

그러니 회의 결과대로라면 사단장은 우리 사단이 전군에서 가장 강한 사단이라고 생각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철책선이 뚫리기도 하고 연대나 수색대에서는 총기사고가 나기도 하며 휴가 나간 장병들이 돌아오지 않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그러다보면 사단장으로서는 믿을 놈 하나 없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직접 확인해야겠다면서 지프에 몸을 싣고 바쁘게 다니면서 확인하게 된다. 그렇다고 모든 부대를 일일이 다녀볼 수도 없이 바쁘기만 하다. 문제가 생기면 불을 끄는 식으로 허둥대다 사단장의 임기를 마치는 수가 많다.



그러므로 사단장으로서는 각 연대 등 예하 부대들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그 시스템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그것이 유능한 사단장으로서 갈 길이다. 전체적으로 파악은 하되 각 부대가 알아서 할 일과 자기가 직접 해야 할 일을 구별해야 한다. 나설 때 나서고 나서지 않을 때 나서지 않는 것이 바로 사단장이 할 일인 것이다. 철책선이 위험하다고 보초를 서러 갈 수도 없는 문제고 사병들 급식에 문제가 있다고 김치를 직접 담글 수는 없는 문제 아닌가.

지금 대통령을 보면 걱정스럽기 짝이 없다. 보도된 바에 따르면 교육개혁은 직접 챙기겠다고 하였다는 것이다. 지금 새삼스럽게 나서는 것이 우선 근심스럽다. 그리고 내가 직접 챙겨야 안심하겠다는 그 마음자세가 심히 걱정스럽다.

◇있는지 없는지 모르게, 물 흐르듯이


앞으로 사교육 병폐 척결, 입시 위주 관행 제도 개선, 인성교육 목표 달성을 위해 청와대는 물론 정부, 교육청 관계자, 학부모, 학생 등이 대거 참여하는 대통령 직속 '교육개혁대책회의'가 신설·운영되며 그 대책회의는 대통령이 직접 주재한다는 것이다. 또 청와대 내에도 교육개혁 핵심 과제들을 상시 점검하기 위해 교육과학문화수석이 주관하는 '교육개혁추진상황실'이 신설·운영되고 교육과학기술부 내에도 '교육개혁 현장 착근 지원협의회'가 새로 생긴다. 원래 '개혁'을 내세운 정권치고 제대로 개혁한 예가 없다. 그저 흔한 간판 하나 더 거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노자의 지도자론이다.

"태상 부지유지 기차 친이예지 기차외지 기차모지!"(太上 不知有之 基次 親而譽之 基次畏之 基次侮之-가장 뛰어난 임금은 그가 있음조차 알지 못한다. 그 다음은 친구처럼 가깝다. 그 다음은 두려워하며 그 다음은 업신여긴다.)

이는 매년 한 번 실시하는 '한국CEO그랑프리'(한국CEO연구포럼돚머니투데이 공동주최, 서울대 경영연구소 연구제휴)에서 강조하는 바람직한 CEO의 전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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