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적 양보 협상하자"vs"공동중계 불가능"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2010.03.15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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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3사 월드컵 중계 입장 평행선

""공영방송이 국민 시청권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 중계에 참여하는 것이 도리다. 양보하는 자세로 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하겠다"(김인규 KBS 사장)
"비용 문제 등을 전향적으로 생각하겠다. 월드컵 중계, 취재를 할 수 있도록 중재해달라"(김재철 MBC 사장)
"현실적으로 공동중계하는 것은 어렵다. 너무 늦었다"(우원길 SBS사장)

KBS, MBC, SBS 3사의 월드컵 중계에 대한 입장이 평행선을 그었다. KBS와 MBC는 추가 비용 부담 등 쟁점사항을 양보하며 중계권 협상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SBS가 사실상 협상 진행을 거부했다.



15일 열린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 회의에 참석한 각 사 사장들은 SBS의 단독 중계권 확보 과정과 추후 협상 과정에 대해 서로의 잘못을 떠넘기는데 급급했다.

김인규 사장은 "이번 문제는 4년전 코리아풀을 통해 합동중계하기로 하고 일방적으로 약속을 파기한 SBS가 원인제공을 했고 그 후 3사가 진정성 있는 협상을 하지 못해서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SBS의 보편적 시청권에 의문을 제기하며 "유료매체를 활용한 시청권은 자의적인 것"이라며 "케이블 방송 뿐 아니라 위성방송,인터넷TV(IPTV)과 합의가 안됐으면 450만명이 (시청권에서) 빠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SBS가 콘텐츠를 유료매체에 싣는 것까지 계산해서 90% 이상이라면 확대해석"이라며 "지상파를 통해 경제적 약자도 접근 가능한게 보편적 시청권이라고 본다면 네트워크를 가진 것은 KBS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향후 협상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김 사장은 쟁점이 되고 있는 추가 중계권료 부분에 대해서는 양보할 뜻이 있음을 밝히며 "열린 자세로 협상에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추가 중계권료란 SBS가 단독 중계권을 획득하면서 코리아풀을 통해 공동으로 했을 경우보다 높아진 중계권료 부분이다. KBS와 MBC는 이 수치가 올림픽 4건과 월드컵 2건을 합해 3450만달러에 이른다고 추산하고 있다.

MBC 역시 중계권 계약 당시 SBS의 코리아풀 합의 파기를 강력하게 비판했다. 김재철 MBC 사장은 "지상파 3사 사장이 공동 계약하겠다는 합의에 서명한지 불과 15일만에 SBS는 이를 파기하고 다른 라인을 통해 중계권을 따냈다"며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김 사장은 "올림픽은 국민의 세금으로 국가대표가 가서 경기하는 국민적 관심사인데 공영방송을 제외하고 상업방송만 중계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양보할 부분은 양보하겠다"며 "중재를 위해 방통위가 나서달라고 부탁하러 왔다"고 말했다.

반면 SBS는 공동중계에 대해 사실상 거부의사를 나타냈다. SBS는 KBS와 MBC의 협상 제의에 대해 "지난 3년간 17세 이하 청소년 대회, 20세 이하 대회, 여자 대회 등 의무중계 30여 경기를 진행했다"며 "이같은 손실에 대해 보장하는 선결 조건이 이행되지 않으면 협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우원길 SBS 사장은 추후 협상 가능성에 대해 "이 자리는 금지행위임을 판단 받기 위해 나온 자리고 기존 입장에서 변함이 없다"면서도 "현실적으로 공동 중계는 어렵다"고 말해 사실상 단독 중계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공동중계가 어렵다면) 이자리에서 월드컵 중계에 대해 논의하는 자체가 의미가 없다"며 "현재 상태로 두면 우리나라 중계권은 국제적이 봉이 될 수 밖에 없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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