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사상경찰서 실종아동수사본부는 이날 오후 2시45쯤 부산 사상구 덕포시장 모 빌라 앞에서 김길태를 붙잡았다고 밝혔다. 김길태는 지난달 24일 덕포동에서 실종된 이양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뒤 시신을 이웃집 물탱크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덕포시장 일대를 수색하던 중 김길태를 발견, 수십여명의 형사를 동원해 도주로를 차단한 뒤 검거했다"고 말했다. 이날 김길태는 수사본부로 압송된 뒤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들의 질문에 "왜 경찰이 (나를)잡으러 다녔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또 그는 "왜 도주행각을 벌였느냐"는 물음에 "성폭행 미수 사건 때문"이라고 짧게 답한 뒤 "빈집에서 라면을 먹어가며 도망을 다녔다"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24일 이양의 부모로부터 실종신고가 접수된 직후 수사에 나서 지난 6일 이양의 집에서 직선거리로 50m, 걸어서 100m 가량 떨어진 권모(67)씨의 집 물탱크 안에서 이양의 시신을 발견했다.
이후 경찰은 동종전과가 있는 김길태를 용의자로 지목한 뒤 전담수사팀을 꾸려 검거에 나섰다. 경찰은 김길태가 부산에 머무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덕포동 일대를 중심으로 저인망식 수색작업을 펼치며 포위망을 좁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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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김길태의 행방은 묘연했고 경찰은 수사가 답보 상태에 머무르자 이양 실종 3일 만인 지난달 27일 공개수사로 전환한 뒤 이달 초 2000만원의 신고포상금을 내걸고 김길태를 공개수배했다.
한편 김길태는 1997년 A양(사건당시 9세)을 성폭행하려 한 혐의(아동강간 미수)로 징역 3년형을 선고받은데 이어 2001년에는 B씨(32·여)를 납치해 열흘 동안 끌고 다니며 성폭행한 혐의(특수강간)로 징역 8년을 선고받고 교도소에 복역하다 지난해 6월 만기 출소했다. 그는 출소 7개월여 만인 지난 1월 중순 귀가하던 30대 여성을 성폭행하고 감금한 혐의로 수배가 내려진 상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