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회장의 이번 출장길은 강행군의 연속이다. 지난 22일 10시간 넘게 비행기를 타고 로스엔젤레스에 도착, 곧바로 1시간 거리에 있는 기아차 미국판매법인(KMA)으로 향했다. 미국 시장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정 회장은 피곤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경사스러운 날이니 피곤해도 웃어야지”라며 특유의 너털웃음을 지어 보였다.
정 회장의 미소에는 자신감도 묻어난다. 정 회장은 준공식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쏘렌토R’의 품질이 경쟁차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고 보증기간(10년 16만㎞) 또한 충분하다”며 “‘쏘렌토R’에 대한 반응도 좋고 생산도 원활히 돼 첫 출발이 나쁘지 않다”고 자평했다.
↑정몽구 현대·기아차회장이 26일 기아차 조지아공장 준공식에서 소니 퍼듀 조지아 주지사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있다.
정 회장의 영어 인사말도 화제가 됐다. 정 회장이 대외행사에서 영어로 연설한 건 지난 2005년 앨라배마 현대차 공장 준공이후 두 번째다. 정 회장은 애초에 우리말로 인사말을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 25일 저녁 모든 연사들이 영어를 사용한다는 얘기를 듣고 변경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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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고 했던가. 현지 전략형 모델개발과 현지 밀착형 마케팅을 주문하는 정 회장의 면모가 묻어나는 대목이다.
정 회장은 또 인사말에서 “공장 건설과 시험생산을 모두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준공식을 갖게 된 것은 기아차만의 노력 때문이 아니라 여기 함께 자리해주신 여러분의 성원과 지원 덕분”이라며 공을 돌렸다. 특히 소니 퍼듀 조지아 주지사 등 공장 건립에 도움을 준 이들에게 감사패도 전달했다.
현장에 있던 한 미국인 참석자는 “힘들지만 영어로 열심히 연설하는 모습에서 인간적인 면모가 느껴진다”며 “미국을 이해하고 배려하려는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정 회장의 미소와 배려가 앞으로 미국인들의 마음을 어떻게 사로잡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