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잠들지않는 현대기아차 '품질관리'

머니투데이 서명훈 기자 2010.02.23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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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품질 경영 대해부(上)...'갖고싶은 브랜드' 목표

현대·기아차 (104,200원 ▲700 +0.68%) 서울 양재동 본사에는 절대 불이 꺼지지 않는 사무실이 하나 있다. 세계 200여 개 국가를 누비고 있는 현대·기아차의 품질문제를 실시간으로 점검하는 ‘글로벌품질상황실’이 바로 그곳이다. 글로벌품질상황실은 지난 2000년 정몽구 회장이 ‘품질경영’을 선언한 직후 신설됐다.

특히 ‘테크니컬 핫라인’은 현지 정비사가 해결하지 못하는 긴급한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해외 공장에서 생산 중 발생한 문제나 애프터서비스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를 실시간으로 해결, 품질 완성도를 높이는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현대차 직원들이 울산 3공장에서 아반떼를 생산하고 있는 모습.현대차 직원들이 울산 3공장에서 아반떼를 생산하고 있는 모습.


◇무결점 자동차 ‘도전’ 품질도 시스템으로 관리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품질상황실은 2교대로 운영된다.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는 품질상황실과 ‘테크니컬 핫라인’이 동시에 가동되고 오후 7시부터 다음날 아침 7시까지는 품질상황실만 근무한다.

각 나라에서 글로벌품질상황실로 차량의 품질에 관한 문제를 보고하면 즉시 유관 부서에 통보돼 개선방안을 마련하게 된다.



등록된 품질문제는 생산 국가별로 자동 분류되고 품질상황실은 품질개선을 위한 상세정보를 수집하게 된다. 담당부서에서 마련한 개선안은 모두 공유하기 때문에 동일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

현대·기아차는 안정적인 품질관리를 위해 신차 개발단계에서부터 A/S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시스템화했다. ‘품질경영시스템’을 통해 전 부문에서 발생할 수 있는 품질문제를 투명하게 등록해 개선하고, 개선된 품질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품질부문은 물론 연구소와 생산·구매부서에 이르기까지 품질과 직간접적으로 관련 있는 모든 직원들이 공유 대상이다.

특히 등록·분류·개선·검증 등 4단계로 품질개선 프로세스가 통합 및 표준화가 이뤄져 있어 품질정보 분석 및 개선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었다.


현대·기아차의 ‘통합구매시스템(Value Advanced Automotive Trade Zone, VAATZ)’도 품질경영의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부품 구매가 투명하게 이뤄져야만 품질은 물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정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2001년에 도입된 VAATZ는 구매업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인적요소의 개입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됐다. 덕분에 공정하고 투명하게 납품업체가 선정되는 것은 물론 전체 구매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 특히 협력사와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해 업무효율을 향상시키고 안정적인 물량을 확보할 수 있었다.



품질경영의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신형(YF) 쏘나타의 잔존가치가 미국에 출시한 현대차 의 중형 모델 가운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경쟁차종인 토요타의 캠리와 닛산 알티마 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3·3·5·5+Quality Way=가장 갖고 싶은 브랜드
현대·기아차의 궁극적인 목표는 가장 갖고 싶은 브랜드(Best Buy Brand)로 도약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GQ(Global Quality) 3·3·5·5’를 실천 목표로 삼고 있다. 이는 제품 품질을 3년 안에 세계 3위권 이내, 인지품질은 5년 안에 세계 5위권 이내로 끌어 올린다는 의미다.

정 회장은 항상 임직원들에게 ‘무결점 자동차’를 강조한다. 내부에서는 퀄리티 웨이(Quality Way)로 통한다. 한때 자동차 업계를 풍미했던 ‘토요타 웨이’보다 더 깐깐한 시스템이라고 입을 모은다.



퀄리티 웨이는 신차 개발 단계에서 그 실체를 가장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신차 품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품질 패스(Pass)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품질 패스 제도란 상품기획부터 판매에 이르기까지 단계별로 품질목표를 설정하고 목표가 달성돼야만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것을 말한다.

상품기획단계에서는 시장 트렌드와 경쟁차를 비교해 동력·제동성능과 조종 안정성 등 개발품질 목표치를 설정하게 된다. 설계단계에서는 최우수 경쟁차를 분석해 최적의 부품업체를 선정하고 품질 미달 협력사는 신차개발에서 참여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또한 선행생산단계에서는 시험 차량 제작시 공장 작업자를 참여시켜 생산공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은 물론 모든 부문에 대한 사전 품질검증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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