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前회장 '마이바흐'…총수들의 車는?

머니투데이 서명훈 기자, 김보형 기자 2010.03.16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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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회장은 '에쿠스'…다임러AG '압도적'

“회장님들은 다임러를 사랑한다?”

재계 10대 그룹 총수 가운데 상당수가 업무용 차량으로 메르세데스 벤츠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과 구자경 LG (81,000원 0.00%)그룹 명예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역시 ‘마이바흐 62S’를 사용하고 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도 마이바흐 57S를 이용하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와 마이바흐는 모두 독일 다임러AG의 브랜드라는 걸 감안하면 사실상 시장을 평정한 셈이다.

◇10대그룹 총수 절반이상 다임러AG 선택
↑100대만 한정 생산된 '마이바흐 62 제플린'. ↑100대만 한정 생산된 '마이바흐 62 제플린'.


16일 재계에 따르면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과 최태원 SK (207,000원 ▼12,000 -5.5%)회장, 조양호 한진 (20,300원 ▼600 -2.87%)그룹 회장,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모두 메르세데스-벤츠를 업무용 차량으로 이용하고 있다. 이 회장은 ‘S500 4매틱’을, 최 회장은 ‘S63 AMG’를 이용한다.



이들은 모두 벤츠의 최고급 차종으로 4매틱은 4륜 구동이어서 눈길이나 빗길에서 안정성이 뛰어난 반면 AMG는 스포츠카에 맞먹는 가속력이 장점이다. 특히 AMG 엔진은 세계 최고 수준 엔지니어 1명이 처음부터 끝까지 수작업으로 전담할 뿐 아니라 자신의 이름을 엔진에 새겨 끝까지 책임지는 ‘장인제도’를 표방하고 있다.

조양호 회장과 조석래 회장의 애마는 모두 벤츠 S600이다. 조석래 회장의 경우 계열사인 더클래스 효성에서 벤츠 딜러를 맡고 있어 인연이 남다르다.



자동차를 좋아하기로 유명한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과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세계 3대 명차 가운데 하나인 마이바흐 ‘62S’를 이용하고 있다. 이 전 회장은 경영일선에서 후퇴하면서 회사 차량을 반납하고 개인적으로 같은 차종을 재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BMW의 최고급 럭셔리 세단 760Li↑BMW의 최고급 럭셔리 세단 760Li
GS그룹 회장님들은 BMW 애호가들이다. 허창수 GS회장과 허동수 GS칼텍스 회장 모두 BMW 760Li를 이용하고 있다.

국산차를 애용하는 경우도 많다.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과 정준양 포스코 회장, 박용현 두산그룹 회장은 모두 에쿠스 리무진을 업무용 차로 쓰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 회사의 오너인 정 회장의 차에는 뭔가 남들이 모르는 특별한 장치가 숨어 있지 않을까? 아쉽게도 정답은 'No'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회장님 차만 특별하게 제작한다면 누가 에쿠스의 품질에 대해 확신을 갖겠냐”며 “양산되는 차들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관용차의 정치학
업무용 차량의 또 다른 축은 바로 관용차다.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들의 관용차에는 ‘정치’가 숨어 있다. 지역구에 자동차 공장이 있는 경우 예외 없이 해당 회사의 차를 관용차로 이용하고 있다.

↑2010년형 쌍용차 체어맨W↑2010년형 쌍용차 체어맨W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경우 쌍용차 ‘체어맨’을 타고 다닌다. 쌍용차의 공장이 관내인 평택에 있는데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쌍용차에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겠다는 뜻이 담겨있다. 안상수 인천시장 역시 GM대우 부평공장에서 생산하는 ‘베리타스’를 이용하고 있다. 기아차 공장이 있는 광주의 박광태 시장도 ‘오피러스’를 애마로 선택했다.

이에 반해 중앙부처 장·차관들의 업무용 차량은 국가에서 정하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다. 이 때문에 가끔 웃지 못 할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

어윤대 국가브랜드 위원장은 지난해 11월24일 기아차의 ‘K7’ 발표회에 참석했다. 때 마침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마중을 나와 있었다. 어 위원장이 꺼낸 첫 마디는 “현대·기아차 행사에 다른 회사 차를 타고 와서 미안하다”였다. 어 위원장의 관용차는 체어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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