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대장주는 아직 살아있다

머니투데이 김동하 기자 2010.01.25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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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電 2%넘게 반등… 달러 강세로 수출주 중심 '재시동'

국내증시를 둘러싼 대외변수가 극도로 불안하다. 언젠가는 발목을 잡을 것으로 우려했던 중국의 긴축, 여기에 별안간 닥친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금융규제 방안이 글로벌 금융시장을 강타했다.

미국 다우지수는 오바마의 '은행개혁 강수'에 지난 20일(현재시각 기준)부터 사흘간 550포인트 이상 폭락했다. 1만725.43포인트였던 지수는 1만172.98포인트까지 내려앉았다.



지난주 1700선을 힘없이 내줬던 코스피는 25일 개장초 1660.6까지 떨어졌다. '한국형 공포지수'로 일컬어지는 코스피변동성지수(VKOSPIㆍVolatility index of KOSPI200)는 다시 22까지 올라섰다.

올해 부푼 꿈을 품고 약 4000억원의 신용융자를 받아 주식을 산 투자자들은 발을 동동 구르게 생겼다. 백호의 해 벽두부터 증시가 오르면서 올해 신용거래 융자잔고는 지난 21일 4조7793억원으로 지난해 9월 정점을 육박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과 미국의 악재로 움츠러들었던 투심은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 대외악재의 파괴력에 비하면 꿋꿋한 흐름이다. 코스피, 특히 IT를 비롯한 수출주들은 잠시 몸을 추스리고 다시 상승하고 있다.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 (78,900원 ▲1,500 +1.94%)는 1.1%하락출발하며 이틀간 4%가까이 뒷걸음질치는 듯했다. 그러나 2.7%까지 반등하며 지난주말 낙폭을 대부분 만회했다.

시가총액 상위주 대부분이 부진하지만 유독 삼성그룹주와 수출주는 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국증시에서 대장주는 살아있다. 오전 거래에서 시가총액 상위 50개사 중 오른 종목은 삼성전자, 현대차 (250,500원 ▲6,500 +2.66%), 주LG (81,100원 ▲100 +0.12%), 신세계 (173,800원 ▲800 +0.46%), 삼성화재 (373,500원 ▲2,500 +0.67%), 삼성전기 (154,600원 ▲2,900 +1.91%), 대한항공 (21,700원 0.00%) 7개 종목이었다.


KB증권, 메리츠증권 이코노미스트들의 분석은 현재 시장상황을 정확히 짚고 있다.

주이환 KB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대공황 시기의 Glass-Steagall 법안이 준비에서 시행까지 2년 넘게 소요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섣불리 비관할 필요는 없다"며 "오히려 안전자산선호현상으로 원/달러 환율은 물론 원/엔 환율까지 상승하며 수출기업의 수익성이 개선될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원자재가격 상승이 제한되면서 글로벌 금리인상의 강도가 완화되는 효과도 예견된다고 내다봤다. 중국의 긴축정책과 함께 높아질 규제에 대한 부담으로, 원자재시장에서 투기세력의 활동이 위축될 것이기 때문이다.

메리츠증권도 미국 대형은행 투자 제한에 따른 우려는 심리적 충격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조성준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포퓰리즘 성격이 강한 오바마 대통령의 상업은행 자기자본 투자 금지 법안으로 달러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와 중국의 긴축과 그리스의 부도위험 부상 등 심리적 충격이 가중됐지만, 현실적으로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기 어려워 심리적 충격에 불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전략적'판단은 다소 엇갈린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정부의 금융규제 강화는 일시적인 부분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특히 우리나라는 올해 신성장 동력마련을 위한 재정정책이 시행되는 시장이며 전세계 중에서도 투자가 활성화되고 있고 통화유통속도도 상승하고 있는만큼 경제상황은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대우증권은 "지난주에 비해 투자심리가 다소 개선되고, 전기전자와 자동차 등 기존의 외국인 관심업종에 대한 매수세도 유입되면서 지수 하락을 제한하고 있다"며 " IT, 자동차 및 스마트그리드 등 중심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반면 김성노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긴축정책과 미국 은행 규제안이 금융시장의 펀더멘털을 훼손한 것은 아니지만, 기술적인 측면에서 글로벌 주식시장은 이미 추세반전의 신호들이 목격되고 있다"며 "특히 한국경기 모멘텀이 2010년 1분기에 정점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리스크 관리에 주력할 때"라고 밝혔다.

비관과 낙관이 엇갈리지만, 국내증시는 '패닉'과 같은 심리적 쇼크에서는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다시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은 수출주에 대한 투심을 높이고 있다.

25일 오전 11시58분. 급락출발했던 코스피는 대장주의 분전 속에서 0.4%하락으로 회복했고, 코스닥은 어느새 상승세로 돌아섰다.

그리고 코스닥에서 29개, 코스피에서 11개의 종목들이 신고가 행진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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