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은 바로 듣는 일이다. 이해관계자의 말을 듣고 산천초목의 신비를 듣는 일이다. 리더(Leader)는 듣고(listening) 실천하고(execution) 돕는다(assist). 또 상의하고(discuss) 평가하고(evaluate) 응답한다(response). 대체로 나이 70이면 은퇴하고도 한참 지날 나이다. 그 나이에 최 위원장은 나라를 도모한 후 정권을 창출해 냈다.
◇세월을 낚다가 천하를 얻은 강태공
이제 누구나 70~80은 거뜬히 사는 고령사회가 아닌가. 또 그는 늦은 나이에 공직자가 된 스스로를 세 가지 화두를 통해서 다진다. 먼저 ‘내명(內明)’이다. 복잡하게 얽힌 이해 당사자들의 말을 귀담아 듣고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는 마음이다. 귀가 순해졌다는 ‘이순(耳順)’도 화두 중 하나다. 또 그는 “사슴은 먹이를 발견하면 혼자 먹지 않는다. 울어서 동료들을 불러 모아 함께 먹는다. 그게 ‘녹명(鹿鳴)’이다. 그렇게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이 되고 싶다”고 소망한다.
얼마 전 ‘한국의 CEO는 무엇으로 사는가’(이필재 외 지음)라는 책이 나왔다. 한국의 대표적 CEO 100명에게 2년간 설문하고 총결산한 내용이다. “주주자본주의와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중 어느 것이 한국 실정에 알맞다고 보십니까?”라는 항목의 답변이 주목할 만하다. 주주자본주의는 11%, 이해관계! 자 자본주의는 52%에 달했다. 미국 주주자본주의 폐해에 대한 반성이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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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 되고 싶어
이해관계자는 첫째 주주와 채권자, 둘째 소비자, 셋째 종업원과 협력회사, 넷째 사회와 국가가 있다.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54세 이른 나이에 은퇴를 선언한 후 자선사업가로 변신한 세계 제일의 부호 빌 게이츠가 주창한 ‘창조적 자본주의’와도 같은 맥락이다.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창조적 자본주의, ‘녹명 자본주의’는 바로 셋이며 하나다. 녹명이나 나눔은 굳이 빌 게이츠 같은 세계적인 부호만의 일이 아니다. 바이얼린 전문업체 ㈜심로악기는 1978년 창업 이래 지금까지 한 해도 적자를 내지 않았다. 비결은 간단했다. 심재엽 창업자의 부부경영인인 김원정 사장의 말이다.
“고집스럽게 고가의 유럽산 원목을 쓰고 충분한 숙성을 거쳐 생산에 임한다. 역시 악기 생산이란 사람의 손 마무리 작업이 품질의 관건이다. 종업원 한 사람 한 사람을 소중히 여기지 않을 수 있나?”
수년 전 부터는 사회공헌 활동에도 힘을 쏟고 있다. 소외계층 아동을 위해 일선 초중고에 바이올린을 무상으로 기증하거나 원가에 제공하고 있다. ㈜까사미아의 이현구 사장, ㈜코리아 에어텍 김재년 사장, ㈜이케이맨파워의 김동규 사장 모두가 조용하게 나눔과 녹명을 실천하는 기업인들이다. 세월이 익어가듯 녹명 자본주의가 성숙하기를 기원한다. (한국CEO연구포럼 연구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