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답]한은 총재 "경제인식, 정부와 큰 차이 없어"

머니투데이 이새누리 기자 2010.01.08 12:20
글자크기

"의사결정은 금통위원 7명 몫"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8일 "금융통화위원회 의사결정은 위원 7명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허경욱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열석(列席)발언권을 행사한 데 대해 "금통위원 7명이 소화할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은의 통화정책 독립성을 거듭 확인한 걸로 풀이된다.

금통위 회의 동안 정부와 입장차에 대해선 "정부와 한은의 경제인식은 크게 봐선 별 차이가 없다"며 "다만 비슷한 사안을 놓고도 위험이나 득실을 얼마나 크게 보느냐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체적인 국제경제환경이나 한국경제의 가까운 장래를 보는 시각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금리동결 근거로 주요 선진국들의 대외여건이 불안하다는 점을 들었는데 본격적인 경기회복 나타나기 전까지 완화기로 유지하는 걸로 해석해도 되나.

▶선진국과 세계경제 향후 전망은 대체로 호전될 걸로 보고 있지만 이번에 워낙 큰 충격이 있어 호전된다는 데 대해 다소 불확실성이 있다. 완화기조 지속은 실물경제 또는 금융시장 상황에 비해서 기준금리가 경기부양 쪽으로 작용하는 상태를 완화라고 보는 거지 금리를 올린다고 바로 긴축이 아니다.

-오늘 재정부 차관이 금통위에 참석했다. 계속 열석발언권 진행될 경우 금통위 자율적인 의사결정에 방해가 될 걸로 보나.


▶특별히 드리고 싶은 말씀이 없다. 굳이 보탠다면 금통위 의사결정은 금통위원 일곱 사람들이 하는 거다. 일곱 사람이 소화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더이상 이 부분에 대해 할말은 없다.

-시중금리가 높다. 시장에선 2월 조기인상설도 나왔는데 출구전략 시점은.

▶앞으로 정상화 뒤에 금리수준이 얼마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 수준이 현재 기준금리 2%와 상당한 격차가 있는 건 아니냐는 말씀을 드렸고 그 생각엔 변화가 없다. 상당한 격차가 있다는 데 대해선 금통위원들도 생각이 비슷한 걸로 알고 있다. 2008년 9월부터 2009년 2월까지 금리통화정책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이례적인 거고 응급조치 성격이 강했다. 언젠간 일상적인 상황으로 돌아가야 하고 그 과정에서 우리가 통화정책을 집행하는 게 일상적인 경기물가변동에 대응하는 것과 다를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고 그점에 대해선 달라진 게 없다.

-재정부 차관이 참석해서 정부경제인식을 설명했다는데 한은과 경제인식이 비슷한가. 대통령이 상반기내 출구전략이 없다 했는데 견해는.

▶정부의 경제인식이나 한은의 경제인식은 크게 봐선 별 차이가 없다. 다만 세세한 점에 있어선 꼭 같을 순 없을 거다. 비슷한 사안을 놓고도 요소의 위험을 또는 이득과 손실을 얼마나 크게 보느냐는 다를 수 있다. 그런 것까지 다 합의하는 과정은 어렵기 때문에 드릴 수 있는 말씀은 전체 국제경제환경이나 한국경제 가까운 장래를 보는 시각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출구전략도 그렇게 봐야 할 거다. 보기에 따라선 벌써 시작돼서 상당부분 집행됐다고 볼 수 있고 출구전략이 뭘 의미하느냐를 정확하게 말하기 전엔 같다 다르다 말하기 어렵다.

-11개월째 초저금리인데 부작용은.

▶금리수준 내지 정책금리가 과도하게 높았을 때 또는 과도하게 낮았을 때, 과도하게 낮았을 때는 신용팽창과 사람들이 지나치게 위험추구형으로 되는 거다. 팽창한 신용이 경제를 활발하게 하는 쪽으로만 아니라 다른 쪽으로 쓰일 수 있다는 걸 염려하는 거다. 개인적인 판단인데 현재로서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은 잡히는 건 아닌 것 같다.

단지 염려되는 게 작년 8월부터 10월 정도 월 1% 가까이 주택가격이 오른다든가 주택담보대출이 3조를 넘는다든가 이런 게 지속되면 문제가 될 수 있지 않겠나. 현재 그런 위험이 두드러지게 어느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할 만한 건 없다.

다만 연소가 되려면 세가지 요소가 있어야 한다. 탈 물건과 적당한 온도, 산소가 공급돼야 한다. 금리 수준은 세가지 중 어느 한 가지에 해당되는 거지 셋 다는 아니다. 지금의 기준금리 2%에 대해서 유지하면서도 항상 조심하는 건 다른 조건들이 성숙됐을 때 경제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러 요소 중 하나로 작용하지 않을까다. 경제는 정상적으로 돌아가는데 정책금리가 비상사태로 남아있으면 다른 요소가 가세할 때 문제가 되지 않을까. 그때 즉각 시정할 수 있느냐를 염려하고 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