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사계절론'에 비춰본 투자시계는?

머니투데이 정영화 기자 2009.12.18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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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장세 마무리 국면... 역금융장세 대비할 시점

경기에도 사이클이 있듯 주식시장에도 사이클이 있다. 우라카미 구니오의 ‘증시 사계절’론이 주식시장 사이클에 관해 교과서 같은 이론으로 알려져 있다.

이 사계절론에 따르면 증시는 금융장세(유동성 장세), 실적장세, 역금융장세, 역실적장세 4국면으로 이어진다. 유동성 장세는 통계적으로 밝은 지표가 보이지 않고 기업수익도 감소하지만 앞으로 경기가 회복되고 기업실적도 좋아질 것이란 기대감으로 주식시장에 돈이 몰리면서 비정상적일만큼 과열양상을 보인다. 실적과 상관없이 너도나도 오른다.



올 상반기(혹은 3분기까지) 주식시장의 특성이 이와 비슷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다가 경기가 회복되고 금리하락이 멈추면 이 장세는 끝이 난다. 그 다음 찾아오는 것이 실적장세다. 이 시기는 금리가 오름세로 전환했지만 기업실적이 실제로 크게 향상되면서 주가오름세가 막바지에 다다른다. 경기회복으로 물가상승이 나타날 수 있는 시기여서 정부는 강력한 긴축정책을 쓰게 되는데 이때부터 실적장세는 서서히 안녕을 고한다.



그 다음으로 나타나는 역금융장세는 주가가 일시적으로 반등해 2차 고점이 나올 수도 있지만 시장 흐름이 점차 둔해지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다시 기업실적이 나빠지는 역실적장세로 바뀐다. 여기서부터는 투자자들은 공포감으로 투매를 하기 시작하는 시기다.

전날 FOMC회의에서 시장의 전망대로 이례적인 저금리 기조가 장기간 지속될 것임을 확인한 채 마무리됐지만, 출구전략이 가까워 졌음을 시사했다는 점이 악재로 작용하면서 미국 증시가 1.2% 급락했다.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도 전날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뉴욕증시를 비롯한 전세계 증시의 호황에 따라 투자자들의 소비 여력이 커져 정부의 추가적인 경기부양 정책에 대한 필요성은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가 서서히 회복되면서 출구전략 논의가 나오고, 유동성 장세는 마무리 국면으로 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지금의 투자시계를 ‘증시 사계절론’에 비춰봤을 때 이제는 실적장세 내지는 역금융장세를 대비해야 시점으로 판단된다.

시장의 눈은 서서히 내년 1월 발표되는 4/4분기 기업실적(어닝)에 쏠리고 있다. 실적이 정말로 호전되는 종목을 중심으로 압축 대응이 필요한 시기다. 이제는 ‘기대감’만이 아닌 실제로 ‘현실화’된 종목을 션별해 내는 안목이 필요한 시점으로 보인다.



◆증권사 '오늘의 시황'
-상승탄력 둔화 우려..실적호전주 중심 압축 대응

신한금융투자=두바이발 쇼크의 진정으로 시작된 안도랠리의 흐름은 진행형이지만 그 탄력은 조금씩 둔화되는 양상이다. FOMC(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를 기점으로 제기되는 달러화의 추가 반등 가능성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를 약화시킬 여지도 남아 있다. 조만간 관심이 조명될 4분기 국내기업들의 실적 개선세가 유지될 수 있을지 여부도 확인할 필요가 있어 공격적인 장세 대응에 나서기는 부담스러운 시점이다.

최근 상대적으로 부각되고 있는 중,소형주의 수익률 갭 메우기 현상 역시 시간이 지날수록 실적 측면의 검증 요구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시계를 짧게 가져가는 선별적인 대응이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우리투자증권=연말연초 주식시장의 주요한 관심사는 4/4분기 실적발표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에 내년 1월부터 본격화될 예정인 어닝시즌 진입에 앞서 이를 미리 가늠해 볼 수 있는 기업들의 실적발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KOSPI 기업을 대상으로 4/4분기 실적전망을 조사한 결과 지난 11월 중반 이후 실적전망 하향조정은 진정되고 있지만, 분기초보다 실적전망이 상향조정된 기업보다 하향조정된 기업이 다소 우세한 것으로 파악됐다. 실적에 따른 주가차별화가 다시 강화될 개연성이 있다. 종목선택에 있어 실적을 우선순위로 놓고 관심대상의 범위를 다시 좁혀가는 매매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신영증권=실질적인 출구전략은 연준 자산의 85%에 달하는 국채, 기관채, MBS 등의 매각에서 시작된다. 아직은 요원한 얘기다. 내년 1분기까지는 유동성 공급에 중대한 변화는 없을 것이다. 출구전략 추진 우려가 존재하지만 현실적으로 상업용 부동산 문제, 고용 확장의 한계 등으로 인해 연준의 유동성 흡수가 급격하게 이루어지기는 어렵다고 본다.



우리는 내년 1분기까지 미국의 경기회복세가 이어지고 글로벌 유동성 조건이 양호할 것이라는 시각 하에서 증시의 추가 상승을 예상하고 있다. 물러서지 말아야 할 기회를 주고 있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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