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이강래 웃으며 만났지만 "4대강이…"(상보)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09.11.19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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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두고 19일 여야 원내대표가 머리를 맞댔지만 4대강 예산 등을 두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한나라당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초당적으로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민주당은 4대강 예산안이 부실해 심의가 불가능하다고 맞섰다. 여야 대치국면이 장기화되면서 이번에도 예산안을 법정시한인 12월2일까지 처리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담에서 이강래 민주당 원내대표는 정부의 4대강 예산안이 부실하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지적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아침 최고위원회에서도 국토해양부의 4대강 예산안과 한탄강 홍수조절댐 건설 예산안을 비교하는 자료를 제시하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에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정부가 3차례에 걸쳐 제출한 예산안이 심의하기에 충분하다고 반박했다. 회담 뒤 자리에 배석했던 한나라당 신성범·민주당 우제창 원내대변인은 "4대강 예산에 대해 추후 더 논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양당은 세종시 문제에서도 입장차를 드러냈다. 한나라당은 올해말 정부안이 나오면 의총을 거쳐 수용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반면, 민주당은 세종시 수정 추진이 국정운영에 부담을 주는 논의인 만큼 수정 논의를 중단하고 원안대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디어법과 용산참사 문제에서도 양당은 평행선을 달렸다. 한나라당은 헌법재판소의 표결 유효 결정으로 더 이상의 미디어법 논의가 불필요하다고, 민주당은 절차적 위법성을 국회에서 치유하라는 게 헌재 및 법제처 입장인 만큼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또 국회 이름으로 행정안전부와 서울시에 용산참사 문제 해결 촉구 결의안을 내자고 했지만 한나라당은 국가가 개입할 문제는 아니라고 선을 그으며 제도개선에 대해서는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당은 이밖에 민생 및 쟁점법안 처리에 대해서는 합의처리하도록 노력한다는 데 합의했다. 또 국회 정치개혁특위에서 심의하고 있는 공직선거법·정치자금법·정당법 등 계류 법안은 12월 중순까지, 행정체제개편기본법은 내년 2월까지 처리하기로 했다. 국제경기대회지원특위도 구성하기로 합의하고 상세내용은 더 논의키로 했다.


앞서 여야 원내대표는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만남부터 신경전을 폈다. 회담장에 뒤늦게 도착한 이 원내대표가 자신의 푸른색 넥타이를 가르키며 "우리 집사람이 한나라당 색깔이라고 조심하라고 했다"고 말하자 안 원내대표는 자신의 연두색 넥타이를 가르키며 "이것은 민주당 색깔"라고 받아쳤다.

이어진 모두발언에서도 두 원내대표는 예산안 처리에 대한 입장차를 보였다. 안 원내대표는 "예산안 심의가 일부 상임위에서는 전혀 진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며 "예산안 문제만은 야당이 초당적으로 협조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 이 원내대표는 "만나는 게 중요한게 아니라 만난 다음에 좋은 결과를 내놓아야 하는데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며 기싸움을 예고했다. 이어 "이번엔 전체적인 국회 운영과 관련한 얘기만 할 것"이라며 "쟁점의 구체적인 내용까지 합의하는 자리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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