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실제 'GLK'를 접하면 남성적인 '정통 SUV'와는 또 다르다. 강한 인상의 V자형 보닛, 짧은 오버행, 쳐낸 듯 대담하게 떨어지는 C필러(지붕과 차체를 연결하는 세 번째 기둥) 등은 '단단한 세련미'를 연출하고 있다. 비교적 차체가 낮으며 후면부는 풍만한 안정감을 보여줘 잔뜩 웅크린 새끼 야수 같은 느낌도 준다.
주행성능도 벤츠 디젤엔진 기술력의 진화를 체험하기에 충분했다. 직렬 4기통 2.2리터 CDI 엔진은 최고출력 170마력과 최대토크 40.8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초기 가속력은 여느 벤츠모델과 마찬가지로 날카롭지는 않지만 일단 출발하면 제법 응답성이 좋다. 중소형 SUV로는 이례적으로 8.8초의 제로백(정지상태서 시속 100km 도달시간)을 보인다. 2단계 터보차저를 장착해 전 엔진 속도 구간에서 응답성을 강화했다는 설명이다.
최고속도는 200km/h 이상까지 가능하다고 하지만 무리하지 않고 시속 180km까지 주행했는데 실제 전 구간에서 가속력이 인상적 수준이었다. 아우디 'Q5'가 통통 튀며 다이내믹하다면 'GLK'는 부드럽게 치고 나가는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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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코너링이 훌륭했다. 차가 없는 새벽을 틈타 강원도 평창 오대산 일대에서 가파른 고갯길을 거칠게 몰아봤다. 현기증이 날 정도로 완전히 굽이치는 코너의 연속이었지만 차가 좀처럼 밀리지 않는다. 어지간한 고갯길은 시속 70km대를 유지하며 달리는 게 가능했다.
7단 자동변속기는 변속충격을 최소화시켜주며 부드러운 주행을 가능케 했고 연료효율성도 높였다. 공인연비는 14.2km/l다.
다만 여타 벤츠모델처럼 터치형이 아닌 일일이 리모컨으로 눌러야하는 디스플레이 조작방식은 여전히 불편했다. 실내공간도 넓지 않아 뒷자리에 성인 3명이 타기는 비좁다.
하지만 라디에이터 그릴에 박힌 벤츠의 상징 '세 꼭지별'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가격은 부가세 포함 5790만원, 6690만원(프리미엄) 등이다.